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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9.03.23 00:00
  • 호수 753

“이제 봉사하며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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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에비군 당진군 당진읍대 읍대장 나기복

36년간의 군생활 마무리, 가진 것은 소중한 인연 뿐

“한 평생 군 밖에 모르고 살아 왔는데 막상 퇴임식이 다가 온다니 편안하기도하고 미련도 남습니다. 하지만 퇴임식 이후에도 군 정신과 위국헌신의 정신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향토예비군 당진군 당진읍대 나기복 중대장은 이달 31일 36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는 퇴임식을 갖는다.

육군 소령으로 전역해 군 생활에 한평생을 다 바친 나 중대장의 군 생활은 특이했다. 73년도 병으로 입대 후 시험을 거쳐 부사관, 장교로 연이어 임관했다. 전역 후 향토예비군 당진군 송악면대장으로 임관하게 됐다. 다른 사람들이 한 개도 갖기 힘든 군번을 그는 4개나 가지고 있는 셈이다.

6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나 중대장은 70년 대 당시 나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군에 입대하게 됐다. 그는 가족과 동생들의 생활비, 교육비를 지원하기 위해 부사관으로 임관하게 됐다.


“가진 것은 소중한 인연 뿐”

“당시에 부사관 월급이 약 4천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월급을 아끼고 아껴 집에 계신 부모님께 생활비로 드렸죠. 어린 동생들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나 중대장이 하사관으로 군에서 근무하던 당시는 월남전쟁이 끝나가는 무렵이었다. 또 국내 안보문제·무장공비 침투 등 군에서는 장교를 대대적으로 육성하던 시기였다.

“운이 좋았어요. 시기도 좋았고 시험을 준비하던 당시 공부했던 문제들이 많이 나왔어요. 육군 장교로 새롭게 임관하게 되면서 군번만이 아니라 얻은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더 많은 사람을 알게 된 거죠.”

나 중대장은 인적자산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병 생활 당시의 고참, 후임, 동기 뿐만아니라 부사관과 장교 시절 맺은 인연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

그는 휴대용 전화에 저장된 천여명의 전화번호 목록을 보여주며 36년간 끈끈한 인간관계를 맺어온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벌어놓은 자산은 얼마 되지 않아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집 한 채뿐이죠. 하지만 언제나 마음은 든든합니다. 주머니 속 돈 만원은 쓰면 사라지는 유한적 자산이지만 소중한 인연을 맺고 있는 이분들은 무한한 가치를 갖고 있는 무한자산이죠.”

군 생활은 그에게 나라에 대한 애국·애족심도 깊이 심어 주었지만 주위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줬다. 그는 기쁠 때나 힘들 때 언제든지 찾아 함께할 수 있는 이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위국헌신의 정신 가슴에 새겨

“천하수안 망전필위 위국헌신 군인본분(天下雖安 忘戰必危 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하가 비록 평안할지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오고 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침이 군인의 본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는 이순신장군의 묘를 방문할 때면 사과·배·술 등을 가지고 가 제사를 올린다. 나라가 어지럽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수시로 들린다고.

나 중대장은 군 생활당시부터 위국헌신 정신을 가슴에 세기기 위해 해마다 이순신장군의 묘소를 2~3회씩 방문한다. 그는 퇴임식을 마치고 36년 군 생활을 마무리 했다는 것에 감사하기 위해 묘소를 찾을 계획이라고.

“한 평생 군 밖에 모르고 살아 왔는데 막상 퇴임식이 다가 온다니 편안하기도하고 미련도 남습니다. 하지만 퇴임식 이후에도 군 정신과 위국헌신의 정신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주변 이웃들을 위해 봉사할 것”

퇴임 후 휴식을 갖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생각인 나 중대장은 봉사활동과 안보교육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한편 6·25 및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들과 향군회원들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는 그는 퇴임 후에도 군과 관련된 일을 해나갈 계획이다.

“참전용사들이 국립묘지에 안장 될 수 있도록 각종 복지에 힘쓸 예정입니다. 또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을 찾아뵙고 봉사활동을 가질 계획이에요.”

나 중대장은 평소 각종 단체 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을 해왔다.

밝은사회 당진클럽 회원들과 사랑의 집짓기 행사도 함께 해왔으며 밝은사회 국제클럽의 필리핀을 방문해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임석하에 루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랑의 집짓기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집을 제공하는 활동을 해왔죠. 하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 중대장은 사랑의 집짓기 이 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2003년도 MBC러브하우스에 방송된바 있는 이세환·이정환 형제의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그는 당진군 최초로 장기기증 서약을 등록한 군민이기도 하다. 앞으로 장기기증 홍보 및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고인이 되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많은 사랑의장기기증이 이어졌어요. 94년도 당시 부모님과 가족들을 설득하는데 있어 힘든 선택이었지만 장기기증이란 하나의 봉사를 통해 개인적으로 나마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는 자신의 작은 실천 하나로 주변 이웃들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약력

쪾당진초등학교 49회 졸업

쪾당진중학교 18회 졸업

쪾당진정보고등학교 19회 졸업

쪾단기사관 11기 임관

쪾2사단 17연대 소대장·인사장교·9중대장·정보장교 역임

쪾전 향토예비군 당진군 송악면대장

쪾현 향토예비군 당진군 당진읍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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