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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고난의 시기에 참 목자는 누구인가? - 김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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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김희봉 광우병 반대 국민대책위 운영위원

 

김수환 추기경님이 세상을 떠난지 한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사회의 모든 계층에서 그분의 죽음을 아쉬워하며 그분과 관련된 사연이나 느낌을 내놓으며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카톨릭 신자는 물론 추기경님 삶의 지향과 다른 재계와 정계인사까지도 빈소나 묘지까지 찾아가 그분의 마지막 은덕(?)을 받으려 애쓰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당진지역신문에도 이분을 기리는 기사가 종종실려 있기에 그분의 참뜻이 왜곡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 앞에 많은 사람들이 숙연해지고 겸손해지는 것은 아마도 그분의 삶 중에서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위로하고 함께하셨던 예수님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따르려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으로서 군사독재정권과 악덕재벌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 농민 빈민학생들의 힘이 되어주셨기에 추모의 정이 더욱 깊었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이명박정부 들어와 국민들은 경제난과 소통의 부재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하여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가야 할 길은 어디입니까?

사순절을 맞아 참 목자의 길을 실천하기위해 지난 3월 28일 계룡산 중악단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문규현신부님과 전종훈신부님 그리고 수경스님과 개신교목사님들이 오체투지 삼보일배로서 임진각과 묘향산까지 이어간다는 ꡐ사람의길. 생명의길, 평화의길ꡑ을 다시 떠났습니다.

특히 문규현신부님은 이번 사순시기에 오체투지에 동참하면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ꡒ겨울 넘어 봄으로 오는 길목엔 좋은 소식들 가득하리라 했습니다. 겨울 지나 봄이 오면 눈물은 씻기고 고통은 위로 받으리라, 절망은 희망이 되리라 했습니다. 허나 그 모든 기대와 소망은 길목마다 여지없이 난도질당하고 ꡐ용산참사ꡑ라는 전대미문의 야비하고 야만적인 사건까지 더해 새해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가족과 삶을 위한 절박한 선택이요 애타던 사람이, 동료의 처지에 대한 절절한 공감과 연대가, 우리와 사회를 향한 마지막 처절했던 호소와 아우성이 그렇게 다짓밟히고 불태워졌습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엄이 그토록 잔인하고 무지막지하게 조롱당하고 십자가에 못박혀졌습니다.(중략) 인간의 양심과 선함은 무엇이고, 사랑과 자비는 또 무엇입니까? 도덕은 무엇이고 지성은 무엇이며, 운동은 무엇이고 진보는 또 무엇입니까? 진리는 무엇이고 수행은 무엇이며, 천국은 무엇이고 정토불국은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온몸 낮춰 용산참사 희생자들에게 사죄의 길을 갑니다.ꡓ

하여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약자들의 권리와 가난하고 병든 자의 친구로 동반자로 올바른 사회 공동체를 위한 길을 가기 위해 헌신하며 희생하시는 분들을 찾아 볼 때입니다.

그 중에서도 참 스승의 길을 가고자 수십년에서 십수년 가까이 재직했던 교육현장에서 일제고사의 선택권을 학부모와 학생에게 알렸다가 해임된 7분의 선생님이 계십니다.

또한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실천하기 위해 미국수입소고기에 대한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피디수첩 4명의 피디와 낙하산 사장을 반대한 YTN노조 위원장이 체포와 강제연행을 당하고 있습니다.

대법관의 부당한 압력에 저항한 소장 법관들이 법정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수많은 농민과 노동자들이 정부의 신자유주의 재벌위주 정책으로 저농산물가로 인한 빚더미와 저임금 정책으로 인한 해고와 실업자의 고통을 받고 있으며 도시 철거민과 장애인 이주노동자들이 차별과 생계위험에 맞서 있습니다.

이제 이 땅의 수많은 예수의 제자들이 사순절에 어떤 목자의 길로 살아갈 것인가? 묵상하면서 앞서 열거한 헐벗고 핍박 받는 자들을 위해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기를 빕니다.

특히 권력으로부터 생존을 위협 받고 있는 약자들을 위한 행동하는 참 목자이길 간곡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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