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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여성’ 군의원을 지내며 - 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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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경 군의원

 

나는 2남 5녀 중 여섯 번째, 딸로는 막내딸로 딸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딸이 많은 집안에서 자라면서도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는 집안의 분위기, 아니 아들과 딸 중에서 신체적으로는 더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이 여자라서 더 대우를 받으며 성장 했다. 여자중학교와 여자고등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남녀 차별이란 것이 없는 분위기에서 성장했고,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성차별적인 것들은 나와는 별개의 용어인 듯 자랐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여자라서 억울하거나 불편함을 모르고 지냈는데, 2006년 의회의 의원생활을 하게 되면서 내가 여자라는 점이 점점 더 부각되어 지고 있다.

나는 원래 여권 운동가는 아니지만, 남성 여성을 구별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남녀구별 뿐만아니라 장애인, 외국인, 어린이, 노인 등 모든 차별을 싫어한다. 그냥 한 사람으로 보아주면 좋겠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꼭 여자, 장애인, 외국인 등 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구별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는 듯하다.

최초로 당진의 여성 군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내가 움직이는데 많은 제약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최초의 여성 군의원으로서...’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여성으로서만 보시지 말고, ‘한 사람’으로 보아달라는 말을 한다.

처음으로 여자가 군의원 활동을 하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다음에 당진에서 의정활동을 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어야지, 혹 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사실이다.

의정활동 3년 동안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이, 여자라서 힘든 점은 없느냐는 질문이다. 솔직히 여자라서 의정활동이 어려운 점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가 혼자이다 보니 더 챙겨주고 더 많이 신경을 써준다. 단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문제이다.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은 의원 12명 중 여자가 나 하나뿐이다 보니 사소한 일에서부터 ‘여자가......’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 본인은 정작 자기가 이런 말을 했는지 조차 의식하지 못하는데, 듣는 나는 매우 기분이 나쁘다. 대부분 좋은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일일이 지적하며 시정해달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반응은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냥 편히 한 이야기인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한번은 이런 말을 들었다. 사석에서 여자는 물론 나 혼자 있을 때였는데, ‘홍일점으로 하나 있는 여자가, 그래 애교도 좀 부리고 하면 얼마나 좋아......’ 이 말을 들은 순간 나는 몸이 얼음이 되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한테 ‘애교’좀 부리라니...... 그 당시에는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은 나의 가슴에 비수가 되었다.

그 때 그 말을 한 분과 그 자리에 계시던 모든 남자 분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집에서 따님에게 밖에 나가서 남자들에게 애교를 부리라고 가르치십니까?’

어느 아버지, 아니 어느 부모라도 집에서 딸에게 이렇게 교육하지는 않을 것이다.

습관적으로 ‘여자가......’라고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 여자가 내 딸이라고 한번 생각해 봐주기를.......’

그래야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사회생활에서 한 사람의 몫으로 자리를 찾아가는 많은 여성들의 가슴에 비수가 되지 않을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 남럼�차별이란 단어가 없어지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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