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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5.11 00:00
  • 호수 760

신종인플루엔자 확산… 양돈농가, 정육업소 피해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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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로 애꿎은 돼지고기가 피해”

정육점, 식당가 매출 절반가량 줄어
“안정세로 돌아서고는 있지만 소비자 인식 쉽게 바뀔지 걱정”

지난달 26일,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종인플루엔자A[H1N1](이하 신종플루)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 초기 당시 사용했던 ‘돼지인플루엔자’라는 명칭으로 인해 양돈농가와 정육업소 등이 피해를 입었다.

신종플루 발생 초기에 ‘돼지인플루엔자’란 용어를 쓴 이유는 신종플루가 최초로 멕시코에서 발병했을 때 인근 돼지 축산농가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생 5일만인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는 신종플루가 돼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명칭을 신종플루로 변경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언론 보도로 인해 이미 소비자들에게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이 각인된 이후였다.

국내에서 첫 의심환자가 발생했던 지난달 28일 군내 A 식당의 매출이 70% 가까이 떨어지고 돼지 도매가격이 일주일만에 25%까지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양돈 관련 단체와 의학계까지 ‘돼지와 신종플루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지만 사건발생 2주일이 넘은 현재까지 관련 농가와 정육 업소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휴일과 기념일이 많아 돼지고기 소비량이 많은 5월에 신종플루라는 악재가 발생한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와 업계 정상화는 다소 시일이 걸리지 않겠냐며 우려하고 있다.

군내 양돈농가, 돼지고기 판매 식당, 정육점 등을 찾아 피해 여부 등에 대해 들어봤다. 농가와 식당주 등은 모두 하나같이 “생각보다 피해가 크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발생한 피해인만큼 돼지고기와 상관이 없다고 꼭 보도해달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25%까지 하락됐던 돼지고기값 안정세 되찾는 중

신종플루가 발생하자마자 돼기고기 가격이 25%나 빠지기 시작했다. 명칭 변경이후 점차 상승세로 돌아서고는 있지만 지육(뼈에 살코기가 붙은 형태)의 도매시장 시세는 여전히 전보다 1천원가량 싸다. 정육점이나 삼겹살 전문식당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비자 가격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양돈농가에서 받는 수취가격은 이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양돈협회 남청현 당진지부장은 “공판장에서 출하가 되어야 하는데 물량이 빠지질 않으니 걱정”이라며 “신종플루 발생 발표 당시 하루에도 kg당 600원 가까이 떨어지더니 지금은 다시 안정권으로 돌아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보다는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신종플루 발생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37만1천원(돼지 한 마리 110kg 기준)이었던 산지농가 가격이 지난달 30일 27만7천원으로 하락했다. 도매시장에서 팔린 지육가격도 kg당 4,950원에서 3,654원으로 25.5% 떨어졌다. 한편 지난 3일 돼지고기 산지 가격은 1kg 당 4,368.1원으로 점차적으로 안정세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겹살 전문식당, 매출 50% 감소

지난 5일, 당진읍내에 위치한 삼겹살 전문점 A식당을 찾았다. 신종플루 발병 열흘째 되는 날이었다. 업주 김모(44)씨는 “언론에서 전혀 무관한 돼지고기를 독감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돼지고기는 우리나라에서 필수음식인데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어요. 명칭이 변경된 이후로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손님이 예전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아요.”

그는 “사건이 발생하자 손님이 70%가량 줄었었다”며 “연휴를 맞아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인데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사정은 B식당도 마찬가지다. A식당과 달리 읍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피해 규모는 덜하지만 매출은 역시 절반가량 줄었다.

업주 김모(49)씨는 “지난달 28일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해 평소보다 절반가량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일주일이 지난 아직까지 피해가 계속되고 있어요. 적어도 보름 길게는 한달간 피해가 지속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이미 소비자들에게 돼지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심어진 터라 말끔히 해소되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겠어요?”

삼겹살을 취급하는 C냉면 전문점 조모(40)씨도 “돼지고기를 찾는 분들이 20~30% 줄었다”며 “국내산이 맞는지 확인하는 분들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정육점도 매출감소, 할인판매하기도

정육점도 매출이 감소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진시장 내 위치한 한 정육점도 사건이 발생하기 전보다 20% 가량 판매가 감소했다. 정육점 주인은 “20%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며 “점점 회복되는 것 같긴 한데 피해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또 “손님들 중에는 먹어도 괜찮냐고 묻거나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읍내 대형마트 정육코너도 매출감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GS수퍼마켓 당진점 관계자는 “사전에 돼지고기 할인행사가 잡혀있던 터라 피해정도가 20% 매출감소로 그쳤지만 할인행사가 기획되지 않았던 수수료코너(본사 직영이 아닌 개인업자 입점 코너)는 절반가량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피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양돈협회는 돼지고기 소비 감소와 가격 폭락시를 대비해 양돈농가 대상 긴급양돈농가 경영안정자금 지원(두당 10만원), 양돈농가 종사자 인플루엔자 예방약 공급,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 건의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식당 업주들은 “잘 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를 홍보하는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식당관계자는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양돈농가를 위한 사료값 보조 등의 지원책과 더불어 돼지고기 시식회 등으로 안전성을 알리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군은 11일 점심시간에 군청 구내식당에서 돼지고기의 소비촉진을 위해 시식행사를 갖는다.

[인터뷰] 대한양돈협회 남청현 당진지부장

“돼지고기 안심하고 드세요”

“이번 독감이 돼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돼지인플루엔자라고 불려 양돈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이미 인식된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 등 기피 현상이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남청현 대한양돈협회 당진지부장은 “추후 명칭이 변경되고 돼지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돼지고기 값이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고는 있지만 이미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은 금세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 지부장은 “사료비 등 생산비는 그대로인데 전국적으로 돼지고기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양돈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명칭이 변경되고 연휴와 본격적인 나들이철로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점차 회복선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플루가 돼지고기와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농가에서는 위생적으로 안전한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 이제 안심하고 드세요.”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에 관한 Q&A

□신종 인플루엔자A는 어떤 바이러스인가?

– 사람, 돼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혼합되어 있는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

□왜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라고 불러야 하나?

– 이번에 발생한 인플루엔자는 돼지와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가 없어, WHO에서는 인플루엔자A로 부르기로 했다.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가공품을 먹고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는가?

– 과학자들은 신종 인플루엔자A는 식품을 통해 전파되지 않으므로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견해다. 제대로 취급하고 조리한 돼지고기와 돼기고기 가공품을 먹으면 안전하며, 70도씨 이상으로 돼지고기를 조리하면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는 물론이고 다른 바이러스들도 죽게 된다.

□가열되지 않은 돼지고기를 만지는 경우에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것 아닌가?

– 가열되지 않은 돼지고기를 만져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돼지를 만지면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나?

– 오염된 돼지농장 방문 및 오염된 시설, 차량 등과의 접촉, 신종 인플루엔자A에 걸린 사람과 접촉, 신종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가 있으며, 주로 감염된 사람의 기침이나 콧물을 통해 전파됨.

자료 : 농림수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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