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년 월 일 시를 사주라 하는데 이를 간지(干支) 표시하면 여덟 글자가 되므로 이를 일러 사주팔자라 한다. 역학에서는 사주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 하므로 사주팔자가 똑같으면 같은 운명을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조선 어느 임금이 사주팔자가 같으면 같은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 과연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를 검증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전국에 명을 내려 자신과 생년월일시가 똑 같은 사람을 다 불러오도록 하였다.
그랬더니 노인 한사람이 불려 들어왔다. 임금은 불려 들어온 시골 노인에게 사는 곳과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생년월일시를 아뢰도록 하였다. 노인은 자신은 강원도 산골에서 벌을 키우고 있으며 사주는 몇 년 몇 월 몇 일 아무 시라 하였다. 듣고 보니 임금과 같은 사주였다. 임금은 승지에게 역술 인을 불러 들이라 하였다.
“사주가 같으면 운명이 같다는데 저 노인과 나는 사주가 같은데 과인은 이 나라의 왕인데 어찌하여 저 노인은 시골에서 양봉을 하느냐” 고 역술 인에게 물었다.
“황공하오나 전하께서는 이 나라 만백성을 다스리시고 저 노인은 벌 천군만마를 다스리니 대상은 다르나 천군만마를 다스리는 점은 같은가 하옵니다.” 그 역술인의 기지가 참으로 기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