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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준비된사람 - 김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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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각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장

 

현행 법 내용대로라면 1년 후인 2010년 6월 2일은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광역자치단체장, 광역자치단체 의원, 기초자치단체장, 기초단체의원, 교육감, 교육위원, 정당 비례 대표 선거 등으로 선거용 게시물이 홍수를 이룰 태세다.  리더의 한 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지도자로 갖춰야 할 소양과 조건, 능력과 태도, 지식과 전략, 비전과 꿈, 콘텐츠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기초자치단체장이라고 해도 주민의 삶과 직결된 모든 영역과 분야를 다루는 중대한 자리라 준비 안 된 사람에게 그런 중책을 맡긴다면 모두의 불행한 일이다. 지도자가 꿈을 가진 자라면 종합적인 균형 감각을 가지고 상당기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예컨대, 자신이 군수가 되고 시장이 된다면 주민들과 손잡고 어떻게 지역을 디자인 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준비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자란  첫째,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자기관리가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는 자라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왜 나야 하는가? 내가 당선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등 불가능한 현실을 개혁하여 성공을 거두려 한다면 우선 나 자신의 깊은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자기관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구에게나 지자체의 장이 된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 소중한 기회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준비한 비전을 소신껏 펼칠 수 있어 좋다. 주민의 입장에서는 어떤 성향의 인물이 지자체의 장이 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행정을 경험하게 되고, 결과물을 맞이하게 된다.  

  둘째는 빈틈없는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 사회 지도자들에게는 이 점이 특히 부족하다. 충분한 사전 준비를 거치지 않은 채로 서둘러 일을 시작하였다가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우리 주위에 허다하다. 좁게는 한 가정이나 기업에서 시작하여 넓게는 국가 경영에 이르기까지 준비되지 못한 채로 임하는 잘못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어 그 결과 엄청난 피해를 보아왔다. 리더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역사는 늘 준비된 사람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그래서 모든 분야에 준비된 사람들이 등장해야 하는 것이다.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이 중요한 자리에 오르게 될 때에 백성들에겐 불행한 재난이 따르게 된다. 성경 구약을 보면 모세는 쓰임받기 위하여 40세에서 80세에 이르기까지 40년의 긴 세월을 호렙산 기슭에서 준비하였다. 신약의 바울도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 위에서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 후에 3년간 아라비아 사막으로 들어가 자신의 깊은 영성을 준비한 후에야 사역을 시작하였다. 이에 더하여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참여의 길로 이끌어 내는 데는 지도자의 상당기간의 준비가 절대 필요하다.

  셋째는 준비된 지도자는 그와 함께하는 자들과 그 어떤 경우든 청렴하고 사익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자기 정리가 확실히 정립된 자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적절한 금전거래에 얽혀 곤혹스러운 처지에 이른 모습이 연일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 특히 도덕성, 청렴성을 트레이드 마크 처럼 사용하던 정부의 내각 수반이 이런 모습이니 앞이 캄캄하다.

   흔히들 한 국가나 한 사회를 무너뜨리는 원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는 외부로부터 침략이고,  다른 하나는 안으로 부터의 부패이다. 부패에 물들지 않는 투명한 정권이나 지도자는 국민의 절대적 호응 속에 기적을 낳는다. 그러나 부패한 정권이나 지도자는 다른 조건을 다 갖추었어도 부패한 사실로 인하여 큰 낭패 속에 실패의 역사를 만들게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는 공직자가 취임할 때부터 물러날 때까지의 가이드라인이 잘 정리되어 있다. 예컨대, 목민심서 율기육조(律己六條) 제가(齊家) 편에는 ‘청렴한 선비가 고을살이를 나갈 때에는 가루를 데리고 가지 않는다. 가루는 처자를 이른다’는 대목이 나온다. ‘고을살이 나가는 사람이 버려야 할 3가지’라는 표현도 있다. 그런가 하면 목민심서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해관육조(解官六條) 유애(遺愛) 편에는 ‘목민관’은 한 점 부끄럼 없이 떠나야 한다. 그러나 비록 떠나가더라도 사랑은 남겨 놓아야 영광이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에 임하려고 준비하는 자는 청렴을 생명으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 부어 일로 승부를 걸어야 하겠다. 여한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 늘 처음처럼, 그 마음 그대로 간직하겠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일 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신념화 생활화된 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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