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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05.25 00:00
  • 호수 762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②면천면 성상리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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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역사와 함께해온 ‘면천의 수호신’

●편집자주 -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면천면 성상리 면천초등학교 내에 위치한 은행나무 두그루는 1100여년 이상의 수령으로 추정되고 있어 그 역사를 자랑한다. 은행나무 앞에는 ‘복지겸 은행수’와 ‘무공공유허기적비’라는 입석이 세워져 있어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과 관련된 나무임을 알려주고 있다.
면천초등학교 교정은 복지겸 장군의 집터라고 전해지고 있다. 전장에 나가고 국사를 돌보느라 몸이 쇠약해진 복지겸 장군이 병을 얻게 됐는데 어떤 약을 써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효성이 지극한 복지겸의 딸 영랑이 아미산에 올라 산신령께 병을 낫게 해줄 것을 기도했다고 한다. 이때 산신령이 나타나 아미산 승가암에 핀 진달래꽃을 따다 안샘의 물로 두견주를 빚어 100일 후 아버지께 봉양하고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어 정성을 드리면 나을 것이라고 하여 이를 실행하니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전설에 근거를 둔 것이 면천두견주다. 현재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우리나라 3대 민속주가 되었다.

피뢰침에 의해 은행나무 그을려
1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은행나무는 그 수령에 비해 수세가 양호하나 수간에 큰 부패로 외과 수술을 실시해 유합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그 크기와 높이로 인해 낙뢰 및 태풍 등의 기상재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은행나무에는 낙뢰를 방지하는 피뢰침이 전선줄과 같은 형태로 설치되어 있다. 면천유적보존회 유병근 자문위원은  “은행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피뢰침을 타고 낙뢰가 떨어져 나무가 그을렸다”며 “나무를 타고 내려오는 전선형태의 잘못된 피뢰침으로 인해 면천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은행나무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또 한일합방 이후 면천초등학교 건립 당시 터를 닦기 위해 나무 주변에 흙을 메웠는데 이때 나무의 아랫부분이 2~3m 묻히기도 했다고.
유병근 자문위원은 “은행나무 주변에 언제부터인가 자갈이 깔려져 있는 상태”라며 “뿌리로 빗물이 스며드는 양이 적어지고 여름철 햇빛에 영향을 받아 온도가 상승해 뿌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면천면 은행나무사랑회
면천면 은행나무사랑회는 올해로 8년째 은행나무에서 재를 올리고 있다. 은행나무사랑회는 은행나무와 면천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옛부터 지내온 제사가 맥을 이어가기 위해 마을 사람 몇몇이 모여 만들게 된 것. 가장 대표적인 제사로는 1월 1일 행해지는 몽산제와 2월 안샘제, 정월대보름제가 있다. 은행나무제는 신앙 및 무속의 의미를 벗어나 지역의 모든 주민들의 화합과 잊혀져가는 전통을 고수하기 위해 치러지고 있다.
면천면 은행나무사랑회 성윤종 전 회장은 “다른 지역에서는 마을 어귀에 있는 몇백년 된 고목에서도 재를 올리기도 한다”며 “수령이 천년이 넘어선 은행나무가 있음에도 우리 전통의 제사가 잊혀져 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인터뷰] 유병근 면천유적보존회 자문위원 

“은행나무에 관심과 사랑 기울여야”

“소싯적에는 마을 무속인들이 재앙을 없앤다는 뜻으로 굿을 하기도 하고 어르신들은 정월대보름이면 목신제를 지내기도 했어요. 하지만 은행나무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잊혀져 가다 몇 해 전부터 제를 올리기 시작하더군요.”
면천유적보존회 유병근 자문위원은 면천면의 역사와 함께해온 은행나무에 주민들이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그는 “은행나무에 얽힌 복지겸 장군의 전설로 인해 당진군의 군화가 진달래로 정해진 것”이라며 “특히 면천면의 두견주가 천년의 역사를 갖고 무형문화제 86호로 지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면천면의 은행나무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잊혀져 가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 손인권 위원은 은행나무제를 은행나무사랑회와 함께 민속적 형태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역사를 지키고 후손들에게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죠. 특히 은행나무는 면천의 정신적 뿌리를 갖고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조금만 기울인다면 은행나무는 앞으로 수 천년을 더 면천면과 함께 역사를 장식해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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