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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기자수첩]행사장 출석부르기식 축사,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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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는 어김없이 선출직 공직자들과 기관장의 축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축사가 긴데다가 형식이 천편일률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출석 부르기’로 행사에 참여한 모든 기관장 및 공직자들의 직함과 이름을 전부 거명하고 더불어 주최측의 주요 인사까지 전부 거론하며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축사를 하는 사람이나 거명이 되는 사람은 흐뭇할지 모르나 들어야하는 관객들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보통의 경우 행사전에 참석한 내빈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데다 축사를 하는 내빈들이 전부 출석을 부르기 때문에 같은 이름을 몇 번씩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마치 국회에서 “존경하옵는 00의원님”라고 서두를 꺼내는 것처럼 서로 대우하면서 ‘자신들만’ 즐기는 형국이다.
지난 어린이날 열린 해오름 축제에는 많은 어린이와 부모가 참여했다. 그러나 개회식에서 내빈들의 출석부르기 축사가 시작되자 어린 관객들과 참석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반도 안 남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청소년 축제의 상황은 더욱 민망했다. 모범학생시상을 하면서 “00학교 00학생 이하 내용은 같고 당진군수 민종기”라는 멘트를 20여회 반복함으로써 몇 명 있지도 않았던 일반 학부모들도 돌아섰다. 이어서 내빈 축사가 시작되어 범죄예방위원당진지구협의회장방위원장 15명 호명, 서산지청장 5명 호명, 당진군수 20명 호명, 군의장 15명 호명, 당진군교육장 7명 호명으로 장장 26분간의 출석 부르기 축사 릴레이를 하였다. 급기야 행사는 장학금을 받아서 자리에 앉은 80여명의 학생과 내빈 20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관객들이 갈길을 가는 허탈한 기념식이 되고야 말았다.
얼굴 알리기도 좋고 축사도 좋고 의전도 좋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가면서 적당한 선에서 행하는 절제의 미덕을 기관장에게 바란다면 너무 무리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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