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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6.08 00:00
  • 호수 764

[시선-8 그림 이선옥 글 윤성의] 개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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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삼십 년 전만 해도 ‘개새끼’란 말은 욕이었다. 욕도 큰 욕이었다. 욕을 먹는 대상에게 뿐만 아니라 그 부모에게까지 미치는 욕이니 보통의 욕이 아닌 것이다. 개새끼의 부모는 당연히 개가 되는 것이요 그러니 그 부모를 개라 하는 것이니 어찌 보통 욕이라 하겠는가.
그런데 요즘에는 이 말이 욕이 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개를 기르는 주인 마님이나 주인 양반이 개의 엄마 아빠를 자처하니 개의 엄마 아빠면 개인 것이요. 그러니 개의 자식들이라면 개의 새끼가 되는 것이요 개의 새끼인즉 개새끼가 아닌가.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 말을 욕이라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요즘에 어떤 사람들은 부모는 모시고 살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개는 안방에 고이 모시고 살면서 때로는  미용실에 데리고 가서 치장을 해주기도 하고 좋은 옷을 사 입히기도 한다. 병이라도 나면  재빠르게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해 주니 그런 호강이 없다. ‘나는 개만도 못한 신세’라고 자조적인 한탄을 하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는데. 글쎄 올시다 세상은 변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렇게 방안에서 기르는 개들은 제집 남의 집 구분도 못하는지 제집에 사람이 오든지 이웃에 사람이 오든지 근처에 인기척만 나면 짖어대니 이웃에게는 폐해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아파트 같은 집단주택에 살며 개를 데리고 사는 사람들 중에는 짖지 못하도록 성대수술을 시키는 사람도 있다는데 이렇게 하면서 개를 사랑한다 할 수 있을까? 개에게는 이것도 못할 짓이 아닌가? 개는 기르고 싶고 이웃의 눈총은 만만찮고 궁여지책이긴 하겠지만 그렇게 까지 하면서 개를 데리고 살아야 하는 건지.
그 깊은 속내를 헤아리지 못하는 내 머리가 돌덩이로 된 것은 아닐까? 참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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