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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6.22 00:00
  • 호수 766

[특이해야 살맛나는 남자 이야기-당진읍 읍내리 홍콩반점 ‘홍보실장’ 호관기씨]“당진읍내서 저 모르면 간첩이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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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해서 주문하고, 직접 헬멧코디 해주는 손님도 있어

▲ 독특한 복장으로 배달하는 호관기씨(오른쪽)와 홍콩반점 대표인 진천수씨(왼쪽)

배달민족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당진에 배달민족의 자긍심을 보여주는 사람이 한 명 있다. 가게의 홍보와 배달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특이함이 장점이라는 호관기씨.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멋있다며 먼저 다가와 악수를 건네는 아저씨부터 멋진 아저씨라 부르는 학생들까지. 
그를 만나면 먼저 눈이 가는 것은 머리에 쓴 헬멧이다. 화려한 헬멧을 들여다 보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머리핀과 아이스크림 뚜껑이 부착돼 있다. 또, 휘황찬란하게 조화로 장식된 오토바이에는 철가방 보다는 과일이나 꽃들이 실려야 할 것만 같다.
“원래는 눈에 쉽게 띄기 위해 카우보이 모자와 가발을 썼었어요. 그런데 오토바이로 배달하다보니 헬맷을 안 쓸 수가 있어야죠. 헬맷으로 교체했는데 일반 헬맷은 너무 밋밋하잖아요. 사실은 장식품을 워낙 많이 부착하다보니 목에 통증이 오더라고요. 가벼우면서 예쁜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 아이스크림 뚜껑 색을 보고 장식품으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매일 같은 헬맷을 쓰는 것 같지만 나름의 철칙이 있다. 평일에는 아주머니 손님이 많기 때문에 머리핀으로 장식한 헬맷을 착용하고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을 고려해 공룡 장난감으로 장식한 헬맷을 선택한다.
“장식들도 때가 타기 때문에 쉬는 날이면 해체한 뒤 다시 장식을 해요. 평소 팬시점이나 천원백화점을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재료를 모아둬요. 더러워진 것은 빼내고 다시 색깔도 칠하면서 새로운 장식을 시도하죠. 계절과 날씨에 따라 추구하는 것도 달라요. 복장도 다르게 하고 눈에 많이 띄는 것이 가장 좋은 장식이에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호관기씨를 찾는 전화가 이어졌다. 호관기씨가 배달오지 않으면 돈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손님도 있었다.
“손님들이 주문하실 때 ‘특이한 분이 배달해달라’고 부탁하시기도 해요. 다른 동료들이 가면 왜 관기씨가 안 왔냐고 물어오시기도 하죠. ”
그가 처음 특이한 복장을 하게 된 데에는 오토바이를 타면서부터였다.
“저도 이렇게까지 스타일이 변할 줄 몰랐죠. 처음에는 가족들도 싫어했어요. 우리집 애들이 밖에서 만나면 아는 척하지 말라고 할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헬멧 만들 때 더 도와줘요.”
앞으로 호관기씨의 계획도 헬멧 디자인에 열중할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자신을 알릴 수 있을지, 손님들이 어떤 헬맷을 좋아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배달 일을 하게 되면서 이왕하는 것 가게 홍보가 많이 되서 돈을 많이 벌면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니겠어요. 이렇게 하다보니까 당진읍내에서 저 모르는 사람이 없고 움직이는 자체가 홍보가 되니까 저 보고 음식 시켜주실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더 화려하게 헬맷을 만들고 바꿔나가고 싶어요. 손님들이 저를 보고 대리 만족을 느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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