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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6.22 00:00
  • 호수 766

[한국농어촌공사의 순성 성북리 전원마을 조성 관련(2)]“아미산 자락은 당진 생태계 심장부, 훼손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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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답사해 산삼, 맹금류 깃털, 쇠딱따구리 등 발견

▲ 아미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전원마을 조성 예정지.

지난 17일 오후5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성북리 전원마을 조성사업지역인 아미산 자락을 세시간 가량 답사했다.
현장 답사에는 강응순 성북리보존대책위원장, 주민 이번영씨,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부장, (사)한국조류보호협회 이광석 당진지부장, 김형태 본지 시민기자가 동행했다.
상수리나무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사업지구에서 답사팀은 산삼과 맹금류의 것으로 추정되는 깃털, 딱따구리가 먹이를 찾은 흔적 등을 발견했다. 사업지구 인근에서 쇠딱따구리, 가재가 목격되기도 했다.
이광석 지부장은 “맹금류의 것으로 보이는 깃털이 발견되고 뻐꾸기를 비롯한 각종 새들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었으며 새들이 모래목욕을 한 흔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순성면 성북리 아미산 정상 아래로 뻗어 있는 야산 76,412㎡(2만3천여평)에 66세대 대규모의 전원마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마을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사전환경성검토를 실시해 오는 24일까지 주민 공람을 실시, 의견을 받고 있다.  
한편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당진에서 생태계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아미산 자락에 대규모 전원마을을 조성할 경우 생태계 파괴는 물론 환경오염, 공동체 분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미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전원마을 조성 예정지. 사업지구내에서 발견된 산삼. 아미산에서는 가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업지구내에서 맹금류의 것으로 보이는 깃털이 발견됐다. 사업지구내 서식하고 있는 두꺼비. 아미산에서 발견한 쇠딱따구리. 사업지구내 딱따구리가 먹이를 찾느라 쪼은 흔적이 남은 나무.

인터뷰 | 순성면 성북리 보존대책위원회  강응순 위원장

“주민들 모르게 대규모 개발 진행돼”

“현 주민보다 더 많은 세대가 입주하는 대규모 개발이 마을에 진행되는 데 마을 주민들에게 단 한 번의 설명도 없었습니다. 사업 계획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어야 할 것입니다.”
강응순 위원장은 “현 주민보다 더 많은 세대가 입주하게 될 경우 식수 부족과 오염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당진에서 가장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아미산 자락에 대규모 개발을 진행하면서 실시한 환경성검토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현 주민들이 수리부엉이, 딱따구리 등을 마을에서 목격하고 있는데 환경성검토서 초안에는 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어 형식적으로 이뤄진 듯하다”며 “당진에서 가장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에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시한 환경성검토마저 사실과 다른데 추후의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에 더욱 신뢰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뷰 |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부장

“당진에서 생태계 가장 잘 보존된 곳”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부장은 사업지구 내 현장답사를 마친 후 “직접 들어가보니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은 흔적이나 가재 등 보호해야할 동식물들의 서식을 육안으로도 쉽게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며 “아미산은 당진에서 생태계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으로 보호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아미산의 자락인 야산이 통째로 개발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대규모 개발로 인해 나무들이 모두 훼손될 것이고 희귀 보호 동물들의 생태 이동 통로가 단절될 것입니다.”
유 부장은 생태계와 더불어 마을 공동체 분열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수 억원을 투자해 전원마을에 들어오게 될 외지인들과 현 주민들 간에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공동체가 분열될 우려도 있습니다. 전원마을이 현지 주민들과 동떨어진 섬처럼 조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 (사)한국조류보호협회  이광석 당진지부장

“사전환경성검토 일부 내용, 사실과 달라”

“수리부엉이의 경우 활동범위가 둥지에서 4㎞ 이내입니다. 아미산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가 사업지구 내에서 발견되지 않아 생태계에 문제가 없다는 사전환경성평가 내용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광석 지부장은 “아미산은 당진에 서식하는 조류를 비롯한 야생동물 등 생태계의 젖줄이자 심장부”라며 “대단위 전원마을이 들어오게 되면 조명 등으로 주변이 밝아질 테고 새들의 활동에 지장을 주게 되어 결국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조류들이 떠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쩍새 유조(새끼) 등 보호조류가 매년 한건씩 성북리 인근에서 구조된 적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직접 관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사업지구 인근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나 희귀종 등 보호조류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사업지구가 이들의 먹이활동 지역인 것은 분명합니다. 대규모 전원마을이 조성될 경우 맹금류를 비롯한 조류들의 먹이원이 사라질 것이 우려됩니다.”

 

인터뷰 |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개발처 전원마을팀  류병수 과장

“마을인구 늘어나 발전 계기 될 것”

 

□전원마을 조성사업 현재 진행 정도는?
- 마을정비구역 지정을 받으려면 토지 2/3의 용지매수를 받아야 한다. 당진지사에서 진행하는 토지주의 용지 매수 협의가 80% 진행됐다.(구체적인 진행사항을 지사 통해 확인) 늦어도 10월 전에 기본계획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주민들에게 알리고 동의를 얻었는가?
- 사업 전에 주민에게 설명회를 열고 동의를 얻어야 할 법적 절차가 전혀 없다. 사업지구 토지 소유자들 중 2/3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2008년 1, 2월에 이장과 함께 해당 주민들의 동의서를 받아 군에 신청했다. 

□사전환경성검토가 사실과 다르고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 사전환경성조사는 짧은 기간에 이뤄지는 만큼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보호 조류가 사업지에 살고 있는지, 아미산에 살다 잠깐 내려온 건지 애매하다.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식수,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 마을의 상하수도와 도로는 군에서 할 문제다. 66세대가 늘어나게 되면 인구가 최소한 150명이 확보된다. 이에 따른 마을길 포장이나 상수도 기반시설 마련을 주민들이 군에 요구하게 되면 인구가 늘어난 만큼 군에서 지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원마을 조성사업이 농어촌공사 본연의 업무와 상반되며, 농민들이 아닌 도시민을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농촌에 도시민이 이주해 더불어 발전될 여지가 많다. 인구가 늘어나면 마을에 배정되는 예산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현주민과 이주민의 융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본계획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인터뷰 | 순성면 성북1리  강도순 이장

“상수도, 도로문제는 기본계획서 발표후 논의할 문제”

□주민들에게 개발 사실을 알렸는가?
- 대전지역 일간지에도 보도됐었고 반장들에게도 2년 전부터 말했다. 토지주에게 동의서를 받았고 사업에 대해서 주민들도 알고 있다. 다만 부동산 투기 우려도 있고 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다. 

□대책위원회 회의 일을 알고도 마을회관을 잠그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하던데...
- 마을회관 사용을 정식으로 요청하지 않았고 도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잠가 뒀다. 집에 있었는데 집으로 와서 키를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생태계 파괴, 마을공동체 분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에 대한 의견은...
- 기본계획서가 나오면 그때 가서 도로, 상수도 문제 등을 협의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기본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개별적으로 택지를 개발해 마을에 이사를 오면 마을 일에 참석하지도 않고 문제가 많다. 이번 사업은 국가적인 공공사업으로 커뮤니티시설을 지어주고 공원도 조성해 준다. 인구가 늘어나면 마을에 대한 지원도 더 잘 돼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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