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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6.29 00:00
  • 호수 767

[여성주간 맞아 공동문패달기에 나선 7쌍의 노부부 이야기] “부부평등 실천 위한 공동문패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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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욱열·홍희자 부부(송산 도문리) △홍사응·신동희 부부(송산 동문리) △김인동·김사환 부부(송산 도곡리) △한인석·박영순 부부(송산 부곡리) △김덕섭·이청자 부부(송산 매곡리) △구자훈·백윤식(송산 송석리) 부부
초등학교 동창 부부모임, 결혼 60주년 부인에게 감사패 주기도
“공동문패, 시부모님 아시면 혼났을 일”이라며 웃음짓기도가부장적 호주라는 개념과 남성우월 주위를 벗어나 함께 부부로 살아가며 양성평등에 동참하고 있는 노부부들이 있어 만나봤다.
지난 23일 7쌍의 부부들 중 6쌍의 부부들이 김덕섭·이청자 부부의 집에 모여 공동문패 달기 행사를 가졌다. 이들 노부부들은 초등학교 동창 부부의 모임으로 만나 우애와 부부애를 쌓아오다 양성평등 공동문패 달기의 취지를 받아들여 함께하게 됐다고.
“60주년을 기념하는 여행 때 ‘인위패’라는 이름을 붙인 감사패를 제작해 각자의 부인들에게 전달했죠. 공동문패와 같은 사상으로 시작된 발상이었죠.”(김덕섭씨)
문패를 달고 가장 기분이 좋은 건 부인들이다. 옛 사상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이 하룻밤 사이에 남성과 동등하게 문패를 달고 손자들로부터 ‘할아버지·할머니 집’으로 불리는게 믿기질 않는다고.
“요즘 세상에 경제권은 다 여자들이 갖고 있잖아요. 여성들이 구속당하던 시대는 지났지요. 그러니 문패에 이름이 함께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청첩장에도 부모님의 이름을 모두 표기하는 세상이에요.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이야기죠.”(한인석씨)
양성평등이란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추는게 오히려 당연하다는 이 부부들은 의식의 전환이 가족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김덕섭씨는 “시대의 변화가 가져온 큰 선물”이라며 “아직 양성평등이 토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부가 평등한 입장에 서서 서로를 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이청자씨는 “시어른들 살아 계셨다면 혼났을 일”이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사환씨는 공동 문패를 오히려 현관에 걸지 못하고 방안에 보관하며 애지중지 할 정도다. 남편 김인동 씨는 문패를 애지중지하는 아내에게 “문패 달고 나니 겁나지?”라며 농담을 건냈다.
6쌍의 노부부들은 김덕섭·이청자 부부의 현관 앞에 모여 문패를 다는 모습을 보며 서로를 축하했다. 젊은 사람들도 실행에 옮기기 힘든 양성평등을 노부부들이 실천에 옮기는 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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