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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889> - 『許任方』②
허임경험방 서문에 제시한 병인병기론
2019년 10월 26일 () 06:00:05 안상우 mjmedi@mjmedi.com

한국침구학에서 불후의 명작으로 여기는『침구경험방』에서 가장 중요한 요지는 사실 許任이 자작한 서문 안에 오롯이 담겨져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서문은 일반적인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수사적인 문장으로 가득 찬 文士의 그렇고 그런 소개 글과는 문투에서부터 속 내용까지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 『허임방』

보통 사대부들이 지은 제가서의 서문에서는 그럴싸한 경전의 문구나 의미심장한 명언을 내세우며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저자 혹은 간행주체와의 밀접한 연관성이나 피치 못할 인간적인 관계를 들먹이면서 문외한인 자신이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게 된 연유나 소회를 장황하게 나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의방서에서는 간행주체에 따라 서문의 성격이 다소 다르게 나타나곤 하는데, 주로 관찬의서에서는 왕명을 받은 내의원의 제조나 문한을 맡은 堂上 고관이 쓰는 경우가 많고 지방에서 간행한 경우, 감영의 우두머리인 관찰사나 그가 지명한 문사가 짓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위의 관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관찬의서의 경우, 대부분 施政의 의미를 담아 醫國論을 펼치거나 책을 펴내고 頒賜하는 일 자체를 仁政의 일단으로 해석하여 포장하는 일이 흔하다. 때문에 정작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의도와는 직접적으로 연계되기 어려우며, 나아가 책에 담겨진 전반적인 의미를 이해하거나 집필의도를 한눈에 조망하기란 애초부터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이에 반해 개인의 경험방인 경우, 아예 서문을 빼거나 매우 소략한 병론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이 책은 해당 관서에서 주도적으로 편찬하여 간행한 관찬서로 분류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사적인 표현이나 시정의도가 담긴 수사적인 허투가 전혀 없이 곧장 의론으로 전개되고 있어 매우 이색적이다. 물론 권미에 내의원제조인 李景奭의 발문이 곁들여져 있기는 하지만 내침의 허임의 개인저술로 여기고 의관의 서문이 앞장서 나온 경우도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서문의 첫머리는 虛頭 없이 이렇게 시작한다. “醫經에 말하길 邪氣가 몰려드는 곳에 반드시 정기가 허약해진 곳이 있다고 했으니, 왜 그런 것인가? 대개 사람의 질병이 모두 음식에 절도를 잃고 폭음과 방로가 과도하여 풍한서습 육음사기가 허한 곳을 틈타 안으로 스며들어와 경락과 영위가 운행치 못하게 되는 까닭이다.”

이 문장의 논리 전개 방식을 한 꺼풀 뜯어보면 병사인 외부육음의 존재나 외사가 일으킨 병소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부위를 방어하는 정기가 허약해진데 가장 근본적인 1차 원인이 놓여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안점은 아픈 곳의 사기를 몰아내는 것에 앞서 해당 부위를 관장하는 장기의 운행을 회복시키는 것이 더욱 급선무임을 말하고 있다.

또한 정기가 쇠약해진 가장 큰 원인으로 飮食失節과 酒色過度를 들고 있다. 여기서 초점은 음식량 혹은 영양분의 과다 섭취나 결핍부족의 문제에 국한한다기보다는 일정한 주기로 적량의 음식섭취가 이루어져야함에 있다. 과음 역시 음식상에 포괄할 수 있겠지만 일상식보다는 과음, 과색이 일상생활로부터 일탈되어 정기운행이 常軌에서 벗어나기 쉬운 상태임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치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원칙론을 펼치고 있다.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오로지 병이 든 경락과 部分을 명확하게 알아 반드시 침과 뜸으로 허한 곳을 보해주고 실한 곳을 뚫어주어 각자 기혈이 잘 흐르도록 조절해 주는 것이다.” 즉 장부와 경락, 기혈운행의 연관관계가 치밀한 結構로 이어져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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