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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891> - 『婦人病證治大要』②
역대 명의 産出한 전문의학 분야
2019년 11월 16일 () 06:00:32 안상우 mjmedi@mjmedi.com

산부인과학은 예나 지금이나 여러 의학 전문분야 가운데에서도 치료기술의 난도가 높고 의료사고 발생빈도가 높아 어지간한 의료인들도 몹시 꺼려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이다. 옛 격언에도 “10사람의 장부(성인 남성을 의미함.)를 치료할지언정, 1사람의 부인병을 다스리기 어렵다(寧醫十丈夫, 難醫一婦人.)”라고 하여 부인과 질환에 대한 치료가 쉽지 않음을 서로 대비시켜 강조하였다.

   
◇『부인과증치대요』

물론 이 말과 대귀를 이루어 “10사람의 부인을 치료할지언정, 1명의 어린애를 다스리기 어렵다.(寧醫十婦人, 難醫一小兒)”는 말도 있지만 필자가 임상진료를 하던 시절의 경험에 비추어서는 영유아란 대개 선천질환이 아닌 다음에야 출산 직후론 대개 큰 병이 적고 乳食滯나 발열 등 병의 원인도 성인에 비해 비교적 단순하기에 반드시 격언처럼 어렵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부인과학에는 크게 산과학과 부인과학이 겸해져 있는데, 요즘에 이르러서야 출산에 기여하는 산과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월경질환 및 임신질환과 임신을 촉진시키기 위한 求嗣만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형편이다. 그중에서도 구사는 전통적으로 한의치료법이 우세를 나타내는 분야로 현대의학에서 시술하는 난임 치료가 매우 정교하게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뛰어난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문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역대 명의들 뿐 만 아니라 근현대 한의학인물 가운데서도 임신촉진에 탁월한 효과를 드러내어 장안에 명성을 떨치는 경우도 있었고 몇 가지 애 낳는 비방만으로 일세를 풍미한 신의 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였던 것이다. 또 근래에는 초음파나 여러 가지 임상병리 검사 등의 보조수단을 이용하여 임신성공률을 확연하게 제고시킬 수 있어서, 현대판 삼신할미로 불리기도 한다.

불과 이삼십년 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에도 온 집안의 여망을 모아 가문의 후계를 이을 嗣孫을 애타게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대부분 기다리다 지쳐 애 잘 낳아주기로 이름난 명한의사를 찾아오기 일쑤였다. 더구나 인구절벽이 목전에 예정되어 있다는 이즈음에 이르러서야 더더욱 임신과 구사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 남녀불문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에서는 아직 전통 한방부인과학의 대강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실려 있기에 여성생식기 문제의 대표격인 월경에 따르는 제반 병증, 임신질환, 산후제병과 아울러 구사가 주요 주제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필자의 견해는 단지 구사문이 이 책의 골자를 이루는 5가지 대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만은 결코 아니다.

전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자는 “첫째 사춘기의 調養과 주의, 둘째 胎敎와 婦道, 셋째 調經과 嗣育에 적극적 訓育이 없이는 언제든지 뒤떨어진 국민이 될 것이다. 동시에 의업에 종사하는 諸位는 특히 婦病 일반에 전심 연구하여야 인류 진화에 生色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임신전의 태교와 부인네의 행실과 마음가짐, 나아가 생리적인 월경 조절과 구사, 양육법 등이 올바르게 갖추어져야 만이 건강한 아이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이다.

1945년 광복 직후 열악한 해방조선의 사회문제를 극복하고 경제적 독립을 이룩하기 위한 대안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인구를 늘려야만 했던 시절, 한 사람 한 사람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육체적 질고를 해결하기 위한 대처법을 논하고 나아가 국가사회에 당면한 현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편을 전문의학 분야에서 강구하고자 했던 노력이 깃들여져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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