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진을 신문에 싣고 싶다는 요청을 받고 한동안 앨범을 찾다가 잠시 옛 생각에 젖었다. 아내와 아이들, 살고 있는 집, 학창시절 등... 지금 돌이켜보면 내 삶은 나름대로 성공한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사진은 1968년에 찍은 사진. 이 사진은 사연이 있다. 둘째 형님(병준, 65)이 월남으로 파병됐을 때 가족들이 보고싶다며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찍은 사진이다. 월남에 간 장병들은 그곳에서 받은 돈을 고국으로 보냈었는데 옆에 있는 소가 그 돈으로 산 소다. 형님이 애써서 모은 돈으로 산 소를 보여주고 싶어 사진을 함께 찍었다.(맨 왼쪽이 나)
두 번째 사진은 인천고등기술학교 전자과 재학 당시 자유공원 팔각정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다. 당시 자동차과와 전자과를 놓고 고민했었는데 전자 쪽이 더욱 전망있을 것이라 여긴 부모님이 전자과로 보내셨다. 학교 졸업후 당진으로 와 삼봉에 LG전자대리점을 열고 나름대로 돈을 모은 지금, 아버님의 선택이 얼마나 옳았는지 알게 된다.(맨 오른쪽)
가족들을 찍은 세 번째 사진. 찍은 사람이 나여서 사진에는 없다. 사진에서 보듯 벌써 19년이나 된 사진이다. 아내(김영숙, 57)와 딸 은주(34), 아들 정민(31), 정욱(28). 긴 세월 동안 가정을 잘 돌봐주고 아이들 잘 길러준 아내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