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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환-쓸고 닦는 생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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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고 닦는 생활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



장재환

고산감리교회 담임목사



"아랍사람과 중국사람이 시합을 하였다. 방 가운데를 커튼으로 막고 100가지 물감을 준 후에 각각 방을 아름답게 꾸며보는 것이다. 중국인은 열심히 색을 사용하여 아름다운 벽화를 그렸다. 그러나 아랍인은 매일 걸레로 벽과 천장, 바닥을 닦을 뿐이었다. 시간이 다 된 후에 누가 더 아름답게 꾸몄나 가운데 커튼을 열었다. 정말 중국인의 방은 아름다웠다. 찬란한 색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있는 것처럼 감동을 주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색도 사용하지 않은 아랍인의 방을 보는 순간 사람들은 깊은 영감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 화려한 중국인의 그림이 아랍인의 벽면에 그대로 비치어 빛을 뿜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랍인은 자기방의 벽을 맑고 투명한 거울처럼 닦고 또 닦은 것 뿐이었다."



삶의 재미를 쌓고 꾸미고 칠하는 데서 찾는 사람이 많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행복은 소유에 있다고 믿고 할수만 있다면 무엇인가 쌓고 덧입히기를 힘쓴다. 자기를 위한다는 삶의 자세이겠지만 실상 자기자신을 가장 무시하는 처사다. 왜냐하면 행복이 소유에서 비롯된다면 나는 그 소유물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 꼭두각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기자신을 자기가 아닌 그 무엇에 놀아나는 꼭두각시로 내모는 일보다 더한 자기모독이 어디 있겠는가.



진정한 삶의 재미, 행복은 사람으로 하여금 꼭두각시 되게 하는 쌓아 놓은 것을 쓸어버리고 덧칠해진 것을 닦아내는 데 있다. 그리하면 본래 자기자신을 찾고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자기의 가치를 얻게 된다. 이것이 정말 자신을 위하는 길이요, 자기를 사랑하는 길이다.

아랍인은 개미 한마리 그리지 않고, 물감 한방울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 세상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방을 만들어 그 방에 사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다. 그 비결은 방의 아름다움은 방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물건에 가리워져 있고 때묻어 있는 방을 구석구석 쓸고 또 닦았다는 데 있다.



"동냥을 하는 그릇 하나 밖에 가진 것 없는 거지가 하루는 점잖은 신사를 만나 그릇을 내밀며 구걸했다. 동전을 던지고 가던 신사가 다시 돌아와서 동냥그릇을 유심히 살핀다. 그러더니 신사는 거지를 자기집으로 데리고 가서 거지의 동냥그릇을 깨끗이 씻고, 닦고, 이리저리 살펴보고 나서 말했다. 나는 도자기 수집가인데 이 그릇은 아주 귀한 도자기이고 이것을 자기에게 넘기면 평생을 넉넉하게 살 수 있는 돈을 준다했다. 그래서 거지는 동냥그릇을 팔아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다."



오늘 우리의 삶이, 동냥그릇의 가치를 몰라 그 그릇에 담긴 몇 푼에 울고 웃었던 거지처럼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자기자신의 가치를 몰라 ‘나’라는 그릇에 담겨진 세상의 물질과 명예와 권세의 유무(有無)에 따라 울고 웃고 있지는 않는가.



서구의 선진국의 2~3배의 물을 사용하여 씻기를 좋아하는 우리들, 벗고 씻기를 자주하는 계절에 보잘 것 없는 것들로 뒤덮여져 있고 더러운 것들로 때묻어 버려진 ‘나’를 열심히 벗겨내고 닦아내어서 자기의 진면목(眞面目)을 찾아보자. 이 진면목은 언제, 어디서나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하시는 내안에 계신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을 찾아 뵙기 위해 자기 자신을 쓸고, 닦는 일보다 더 복된 일은 세상에 없다. 몸과 마음이든 집이든 그것을 쓸고 닦는 생활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이 하나님을 뵙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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