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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
2004년 04월 23일 () 14:00:00 webmaster@mjmedi.com
   
 
화가 세잔의 인생과 예술

지금은 4월 끝자락. 산과 들이 신록으로 물들고 생명이 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이 신록의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니 가장 잘 표현해 낸 화가는 누구일까요? 이 물음에 주저 없이 생각나는 화가는 단연 세잔입니다.

워낙 위대한 대가이니 이미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대가들이 그렇듯이 세잔도 온갖 혹평에 시달렸습니다. 심지어 사후에도 그런 비난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대의 위대한 화가들뿐 아니라 후대의 위대한 화가들에게 가장 많은 칭송을 받은 몇 안 되는 화가입니다.
외로운 예술가 세잔이 미술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셈입니다.

세잔은 자연과 사물에 대한 끝없는 지적 관찰을 통하여 사실적 공간 보다는 화면에서 재구성된 경험적 공간 즉, 그 본질을 표현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잔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가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보다는 화면이 불쑥 내 앞으로 다가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은 세잔의 인생과 예술에 대하여 시대와 작품에 따라 펼쳐진 전기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많은 도판과 해설이 실려 있어서 세잔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를 본다는 것은 곧, 그 당시의 최고지성의 시대정신을 읽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세잔의 사과는 껍질을 벗기고 싶지 않은,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사과다”라는 고교시절 미술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만년에 에밀 베르나르에게 보낸 세잔의 편지글을 소개합니다.

“나는 자연에서 원통, 구, 원추를 봅니다. 사물을 적절히 배열하면, 물체나 면의 각 변은 하나의 중심점을 지향하게 됩니다. 지평선에 평행한 여러 선은 넓이를 줍니다. 그것은 자연의 단면, 다시 말해 전지전능한 아버지 영원의 신이 우리들 눈앞에 펼쳐 놓은 광경의 단면을 줍니다. 반면 지평선에 수직으로 걸친 선은 깊이를 줍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자연은 넓이 보다는 깊이로 다가섭니다. 그러므로 빨강과 노랑으로 재현되는 빛의 진동 속에서 공기를 느끼게 하려면 충분할 만큼 파랑을 칠해 넣어야 합니다.”

박 근 도
서울 노원구 상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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