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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불교
2004년 06월 04일 () 14:03:00 webmaster@mjmedi.com
   
 
불교사를 총망라한 대중개론서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금새 지나갔습니다. 공휴일 덕분입니다. 월초의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월말 ‘석가탄신일’도 모자라 중순에는 ‘개교기념일’까지 들어 있어서 그야말로 훌쩍 지나간 것입니다.

월급쟁이 입장에서야 휴일 많은 것이 절대 기분 나쁠 리 없지만,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은 마당에 놀고 먹으려니 이 또한 개운치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휴일 많은 5월을 보내며 이런 생각을 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 역시 인간으로서의 ‘본성(本性)’ 때문일까요.

우리 한의학은 동양의 유교·불교·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또 그 반대급부로 이들 유(儒)·불(佛)·선(仙)의 세 종교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따라서 이 종교들에 대한 식견이 풍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한의학 이해가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헌데 나처럼 불교신자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한의학도는 역시 불교에 가장 어두울 것 같습니다. 유교는 공·맹(孔·孟)으로 대표되는 사서(四書)를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워낙 유교적 전통이 흐르는 나라에서 사는 지라 어느 정도 체득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도교도 노·장(老·莊)을 따로 섭렵하지 않았더라도, 『동의보감』에 실린 『황정경(黃庭經)』의 몇몇 구절은 이미 접하지 않았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하룻밤에 읽는 불교’는 불교에 문외한인 나와 같은 한의학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지은이 ‘소운’ 스님이 2,500년의 불교 역사와 여러 가지 불가(佛家) 사상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놓은 덕택입니다. ‘박이정(博而精)’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초보자 입장에서는 ‘정이불박’보다는 ‘박이부정’쪽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집니다. 1장부터 5장까지 1부에서는 인도·중국·우리나라·일본·티벳 등 동양 5개국의 불교를 역사적 관점에서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고, 6장부터 12장까지 2부에서는 초기불교·중관(中觀)·유식(唯識)·화엄(華嚴)·천태(天台)·선(禪)·정토(淨土) 사상 등 불교의 주요 사상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아울러 100여장에 가까운 그림·도표·사진 등이 들어있어 어렵게 느껴지는 개념들이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 과정 또한 ‘학인(學人)’으로서의 자기 주장을 담지 않음으로써 불교의 역사와 사상을 객관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배려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불교사와 불교사상의 모든 것을 총 망라한 대중 개론서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인간인 까닭에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네 가지 고통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이 고통에서 해탈할 수 있는 여덟 가지 방법(올바른 견해·마음가짐·언어·행위·생활·노력·기억·선정)은 스스로에게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를 다 인식한 뒤 실천하는 것은 혹 또 다른 집착이 아닐런지요.

안 세 영
경희대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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