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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
2004년 06월 26일 () 10:01:00 webmaster@mjmedi.com
   
 
5명의 꾼, 한국은행을 털다

전문가 5명이 팀을 구성해, 한국은행을 속여 거액을 터는 범죄영화. 최동훈 신인감독은 이 작품으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살인, 강도, 도박 등 범죄의 소재도 다양한데, 범죄의 재구성은 한 탕 크게 해먹을 요량으로 뭉친 5명의 꾼들이 시나리오를 짜서 은행을 등쳐먹는 사기극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하나, 오로지 ‘돈’을 위한 동맹관계다. 따라서 각자 숨겨 놓고 있는 욕망이 언제 분출해 서로의 머리에 총을 겨눌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사기극의 묘미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감쪽같이 속여, 최후의 승자가 되느냐는 것이다.

한국의 범죄 영화 중 ‘살인의 추억’이 암울한 시대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주력했다면, ‘범죄의 재구성’은 사기의 기술을 근사하게 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할리우드식 접근법과 흡사하다.

속고 속이는 기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시나리오의 비중이 크지만, 못지 않게 시각적인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영화에서는 최신식 첨단장비나 대량의 무기 혹은 화려한 편집기술보다는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무게중심이 있다.

영화 초반부, 막 출소한 창혁(박신양)과 사기의 대가 김선생(백윤식) 일행은 한국은행을 터는 중, 정체 모를 여자의 제보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다. 결과적으로 돈은 행방불명되고 창혁은 도주 도중 차 사고로 죽는다. 한달 뒤 창혁의 쌍동이 형 창호가 나타나면서 사건이 재구성된다. 창호는 창혁의 보험금 5억원의 수혜자이고, 김 선생의 애인이었던 인경(염정아)이 보험금을 노리고 창호의 주변에 머문다.

결국 은행에서 턴 현금 50억원의 행방은 어떻게 된 것이며, 그리고 박신양은 왜 1인2역을 하는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배우들의 캐릭터가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김 선생은 기업연수원에서 사기강연을 하는 은퇴한 사기꾼. 대가라고 불리우는 이 인물은 사기꾼들의 질서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박신양과 대등한 축을 이룬다.
영화의 가장 큰 줄기였던, 김 선생과 창혁의 대결구도 결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끝나버린 아쉬움이 있지만, 근사한 한국판 본격 사기영화라고 이름붙이기에 손색이 없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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