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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김중회 신평은수교회-절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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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저녁에서 희망의 아침으로



보통사람들의 하루는 아침에 시작해서 저녁에 끝이 난다. 이것이 이 땅위의 많은 민족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관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시간개념은 다르다. 저들의 하루는 해가 진 일몰부터 시작해서 이튿날 오후에 끝이 난다. 유대인들이 7일마다 모든 일을 중지하고 목숨다해 엄격히 지키는 안식일도 금요일 일몰에 시작하여 토요일 일몰에 끝난다.

사회학자들은 유대인들의 이 독특한 시간관이 그들을 처참한 고통속에서도 굳세게 살아남게 한 원동력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제2차 대전시 독일의 히틀러에 의해 유대인들은 아우슈비츠나 왈소수용소 등에서 6백만명 이상이나 학살을 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그들은 절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독립국가 이스라엘을 회복하였던 것이다.

유대인 자신들도 이 하루의 시간개념에 대하여 수많은 논쟁을 거듭했지만 끝내 얻어낸 결론은, 하루는 아침의 밝음으로부터 시작되어 밤의 어두움으로 끝나는 것 보다는 밤의 어두움으로부터 시작해서 아침의 찬란한 빛으로 끝나는 것이 훨씬 희망적이라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19세기 유럽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시오니즘운동을 배경으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성서시대부터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단일민족의식과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건국의지를 불태워오던 중 우여곡절 끝에 1948년 5월 14일 꿈에도 그리던 민족국가 건설을 이루어냈다.

지난 2천년 동안 세계를 유랑하며 온갖 고초와 박해, 모욕을 받으며 서럽게 살았던 과거를 생각하며 지금은 굳게 굳게 뭉쳐 부강한 나라의 꿈을 이루어 주변 아랍국가들을 압도하는 작은 거인국이 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게릴라식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3백여명의 귀한 생명이 수마에 희생되었고 수많은 가옥, 농경지가 물에 잠기거나 훼손되었으며 15만명의 이재민과 약 2조원의 피해가 발생하였다. 고통의 밤이 시작된 것이다. IMF 터널을 지나던 우리에게 갑자기 덮친 이 수마와의 싸움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고 예견되어 우울하다.

이 지구위에 단 하나 남은 분단국의 설움으로 가슴앓는 한반도의 북은 세계 최빈의 기아국이요, 남은 IMF 통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대란의 시기에 우리를 할퀸 수마의 발톱 상처는 깊기만 하다.

이러한 때 우리가 배워야 할 지혜는 바로 유대인들의 삶의 철학, 인생은 항상 어두운 부분으로부터 시작되어 점점 밝아진다고 생각하는 믿음이다. 그들이 항상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처할 때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내일은 반드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절대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삶의 자세를 본받아야 하겠다.

우리에게 분명히 찬란한 아침이 다가온다. 우리에게 시작된 고통의 밤이 결코 길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새벽을 깨우는 역사를 일으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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