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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8.08.24 00:00
  • 호수 237

이사람/수해피해-박경자 대호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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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지면 송전리 박경자씨

4남매 키운 구멍가게 물에 잠겨

"중풍 남편 어떻게 돌보나" 생계 막막



대호지면 송전리. 마중천을 바로 앞에 두고 구멍가게를 하며 근근히 살아가던 박경자(53세)씨는 이번 물난리로 집이 잠겨 창고가 무너지고 세간, 가전제품, 동네 아이들에게 팔던 과자, 음료수 등 모든 것이 떠내려 갔다. 옷 한점도 건지지 못해 남의 옷 빌려입고 허탈한 마음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

8일 밤, 불과 두시간 동안 쏟아진 폭우로 집앞 마중천이 범람해 박씨는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큰 집으로 피신시키고 자신은 방앗간 건조대 위로 올라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날이 샌 후 집에 와 보니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무엇 하나 건질게 없었던 것이다. 피해는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논 다섯마지기 있는 것 마저 절반은 자갈밭으로 변해 수확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박씨는 15년전, 이발사였던 남편이 중풍으로 몸져 누운 뒤 구멍가게를 운영하며 4남매를 혼자 키워왔다. 딸들은 모두 출가했고 큰 아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 가족의 생계는 여전히 박씨의 몫이다.

패이고 부서진 집을 다시 짓자니 돈은 물론 땅도 없고 고쳐 쓰자니 집이 너무 허술해 박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예전엔 도로포장 나온 인부들에게 밥을 해주고 돈을 얻어 썼지만 지금은 그 일 마저도 끊긴 상태여서 당장 생계 잇기가 막막한 실정이다.

산 사람은 산다고, 어떠게 살아지기야 하겠지만 일그러진 구멍가게에서 어떤 희망을 찾아낼 수 있을지 박씨 자신도 그저 암담할 뿐이다.

우체국 311951-0003373-12 박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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