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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당진좋은엄마모임 회장, 당진시대 편집자문위원

4월, 대한민국은 여전히 뜨겁다. 귀족 유치원의 연간 교육비가 연세대 등록금의 2배에 달한다는 기사에 ‘죄 없는 죄인’ 같은 찜찜함을 떨치기도 전에 학교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의 소식이 전해졌다. 그 아이가 다닌 학교는 학교폭력 예방 모범학교이면서,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학교폭력 대책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모여 반드시 통한다는 뜻의 필통(必通)톡 토크쇼를 시작한 곳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다.

 이런 불안한 현실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 엄마들은 아이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 반 아이들은 어떤지, 내 아이가 부족하진 않을지, 그렇다면 어떤 학원을 더 보내야 할지 골머리를 썩는다.

부모의 불안함을 이용한 사교육이 판을 치고, 아이들 문제로 고민을 나누고 싶은 선생님은 너무 바쁘다.
아이들을 알아 가고 친숙해져야 하는 시기에 선생님은 잡무에 허덕이고, 적지 않은 아이들과 눈 한번 맞추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아이의 마음과 상태를 바로 보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다보니 엄마들은 헬리콥터 맘을 자청하게 되고, 학교 교육이 아닌 사교육의 힘이 더 막강해지는 비상식적인 현실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런 사회적인 문제들을 대하는 정부의 대책은 현실적이지 못한 면들이 너무나 많다. 학교폭력은 ‘고화질 CCTV’로, 귀족유치원은 ‘유치원 상한제’로, 늘어나는 사교육비는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문제의 본질은 없고 당장 앞에 떨어진 일을 막아내기 급급하니 아랫돌 빼어 윗돌 괴기인 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불가능한 것인가?
선생님과 학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교육, 협동학습을 통해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배우는 협력적 학습구조, 이건 그저 꿈일 뿐일까?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내 아이가 속한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변화는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변화는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였다는 것을 작은 모임을 함께 만들어 가는 친구들을 통해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난 늘 같은 꿈을 꾸었다. 바뀐 게 있다면, 같은 꿈을 꾸는 이들과 문제를 보고, 생각을 발전시키고, 현실에서 변화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난 오늘도 뜨거운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그리고 함께 더 많은 것들을 꿈꾼다. ‘이게 가능할까?.’라고 생각할 때쯤, 누군가 말한다. “뭐부터 하지?” 이게 시작이 되고, 그것을 만들어 가는 이들 속에서 생각이 현실이 되는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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