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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2004년 10월 22일 () 13:03:00 webmaster@mjmedi.com
   
 
올바른 한의학관 정립 위해 정독할 만

몇 해 전이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한동안 한의사 통신망에 올려진 글들을 흥미롭게 읽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화면상으로 한 번 읽고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워, PC에 따로 폴더를 지정하여 저장해놓고 틈이 날 때마다 되풀이하여 읽었던 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근사하게 책으로 엮어져 있지 않은 점이 너무 아쉬웠으면서도, 소극적인 제 性情상 글쓴이에게 연락하여 도서로서 출판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 또한 전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럭저럭 수년이 지나는 동안 제가 애정 어린 눈길을 건넸던 글의 주인공은 책 3권을 출간하였는데, 제 짧은 소견으로는 한의학도를 위한 실질적인 내용 면에서는 오히려 이전 글들이 묶여져 나옴만 못하다고 여겨져 마치 짝사랑에 빠진 듯 야속함만 쌓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야속한 감정은 지난 추석 연휴 무렵 오뉴월 봄눈 녹듯 깨끗하게 해소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영화보고 나오며 들렀던 도서 매장에서 그의 글들이 예쁜 책의 모습으로 저를 반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손영기(서울 종로구 손영기한의원) 원장님의 네 번째 책입니다. 그간 출판된 책들, 즉 ‘먹지마 건강법’, ‘나는 풀 먹는 한의사다’, ‘희관씨의 병든 집’ 등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老莊哲學에 바탕한 자연주의·친환경주의를 역설한 것이라면, ‘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3권의 건강서가 탄생하게 된 학문적 배경을 드러낸 것이기에 그 대상이 한의학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의학도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良醫의 범주에 들기를 목표로 삼을 것이므로, 올바른 한의학관의 정립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들은 반드시 精讀해야 할 서적이라 생각합니다.

본문은 모두 7장으로 구분됩니다. 즉 한의학의 언어이자 인식 도구인 陰陽五行論을 필두로, 올바른 한의학 공부를 위한 方法論, 施鍼法에 대해 불교에서의 唯識 관점을 차용한 唯識論, 자기 이름을 손안의 영원한 기운으로 풀이하며 서술한 手象論, 자신의 氣哲學에 바탕한 取象論, 우주의 운동 원리에 대한 水升火降論,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인의 임상 경험에 근거한 土鬱論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散文’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겸손과는 달리 ‘論文’ 이상의 수준 있는 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저자는 풀 먹는 한의사라 하였지만, 자연산 魚貝類도 저자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면 인공 조미료를 철저히 배제하는, 곧 ‘食醫’의 역할을 실천하는 장소에서 저자의 또 다른 手抄本(가령 ‘방약합편 정리집’)의 출간을 독촉하고 싶습니다. 한의학의 질병 치료 수준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좋은 해설서 또한 반드시 필요하므로……. <값 1만4천5백원>

안 세 영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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