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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은 많이 내걸어도 상관없다. 실적이야 나중에 만들기 나름 아니던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수의 공약실천 여부를 따져보던 주민들이 현장에서 내뱉은 냉소와 우려가 뒤섞인 반응들이다.
얼마전 당진군은 군수선거공약 실천보고회를 개최했었다. 이 자리에서 당진군은 군수의 선거공약사항 총 25건중 18건은 이미 완료됐고 5건은 정상추진중이며 2건은 기반조성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미 완료됐다는 공약중에는 정작 알맹이가 없거나 일부는 허위인 것까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선군수 때도 있었던 의례적인 읍면 초도순방을 실례로 들어 ‘명실상부한 주민자치행정 구현’ 공약을 완료했다는 것도, 입주업체에 녹지공간을 확보하게 하고, 교수·공무원 등으로 상설환경감시반을 운영하고 있다며 ‘공단지역 공해방지대책’ 공약을 완료했다는 것도 낯 뜨거운 과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공해감시를 위해 구성했다는 상설환경감시반은 구성된지 1년이 넘도록 운영실적은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계획 재정비나 군민의 광장 조성사업 같은 것은 취임전부터 추진돼온 것이며 군민의 광장은 현재 1단계 공사만 해놓은 상태다. 역시 완료했다고 보고한 도비도 농어촌 휴양단지 조성사업은 전적으로 농진이 맡아서 한 사업이다.
그런데 이처럼 실속없는 공약 완료보고중에는 허위로 지적받아 마땅한 사항까지 끼어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바로, 입주하려면 1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야 하는 고급 유료양로시설을 놓고 민자유치로 ‘무의탁노인을 위한 사회복지시설’를 완료했다는 것이다. 얼떨결에 공약실적에 들어가게 된 유료양로시설은 바로 우강면 솔뫼성지에 위치한 좥우슬라의 집좦을 말한다.
한 법인체가 설립한 이 시설은 부부 2인 1실 기준 입주비가 1억2천만원. 1인 기준 1억원의 고급 양로시설이며 의료서비스까지 제공되는 곳이다. 입주 노인들도 대부분 서울 등 도시출신의 은퇴 공직자 등 이른바 인텔리계층이라는 것이다. 자손이 없는 노인은 거의 없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이 시설이 정부로부터 월 13만원의 생계보조비를 받고 살아가는 군내 무의탁노인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물론 군은 전세 5천만원에 2채를 계약해 6명의 군내 무의탁노인을 입주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이곳에 들어가겠다고 신청한 무의탁노인은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이 한방을 써야하는 것도 혼자 살아온 노인들로서는 어렵거니와 값비싼 시설에 빈손으로 들어가 자칫 눈치밥을 먹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란다.
반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임대주택건설’ 공약은 예산에 편성조차 한 적이 없어 추진의지에 의문을 갖게하는 가운데 담당부서에서는 “부지도 마땅치않고 예산확보도 요원하다”며 대안없이 제쳐놓고 있는 실정에 있다.
이처럼 상당수의 공약실적이 현실에서 실천되고 있는 것이 아닌 억지로 꿰맞춰진 것인 이상 아무리 수치를 들이대며 실적을 강조해도 “벌여놓은 것은 많은데 거둔게 없는 것 같다”는 주민들의 생각은 변하지도, 변할 수도 없을 것이다. 솔직한 지방자치 행정이 되지 않는 한 군과 주민과의 거리는 결코 좁혀질 수 없다.
4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지방선거. 후보들은 또 어떤 공약을 내걸며 선택해주길 호소할지 주민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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