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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생 VS 여제자
2004년 11월 19일 () 14:00:00 webmaster@mjmedi.com
   
 
한 교실 두여자의 연애대결

다음 열거하는 영화들 - <죽은 시인의 사회>, <홀랜드 오퍼스>, <위험한 아이들>, <꽃피는 봄이 오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영화들로, 우리를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빠지게 했던 영화들이기도 하다.

이 영화 속에서 선생님들은 대부분 오합지졸인 학생들을 잘 다독거리고, 보살펴 주면서 그들에게 또다른 생명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한다. 어떻게 보면 선생님이 주인공이지만 학생들이 없으면 절대 주인공으로 설 수 없는 ‘학교 영화’로 선생님의 개인사보다는 선생님의 직업 의식을 중점적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식은 <선생 김봉두>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이 영화로 항상 감동만을 주기 위해 뭔가 불량한 아이들을 배치했던 여타의 영화들과 달리 오히려 똑바로 된 학생들이 선생님을 계도시키는 재미와 함께 감동을 통해 ‘학교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던 장규성 감독이 이번엔 여선생 여미옥을 주인공으로 해서 또다시 새로운 ‘학교 영화’에 도전했다.

바로 <여선생 VS 여제자>로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앞서 언급한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풍기는 영화이다.
매우 독특한 성격을 지닌 선생 여미옥(염정아)은 자신이 담임 된 것을 학생들이 싫어했다는 이유로 첫 날부터 아이들을 벌 세운다.
그런데 이 때 여학생 고미남(이세영)이 지각을 하면서도 당당하게 들어오면서 그들의 만남이 시작된다. 며칠 후 학교에 새로운 미술 선생 권상춘(이지훈)이 오게 되고, 여미옥과 고미남은 권상춘을 중간에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인다.

얼핏 이 영화는 단순하게 남자 선생님을 사이에 두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여자 선생과 제자가 사랑 싸움을 하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이게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이 에피소드는 단순히 여미옥과 고미남의 관계를 형성시키는 하나의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 뿐이고, 영화는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와 다양한 인간 관계들에 대해서 두 사람을 중심으로 언급하고 있다. 물론 그것들이 주가 되지는 않지만 자잘하게 서로 잘 어울려서 영화를 보고 나면 다시 한 번 곱씹어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선생 김봉두>에서도 한참 웃기다가 서서히 감동으로 빠지게 했던 장규성 감독의 솜씨는 <여선생 VS 여제자>에서 더 한층 무르익어서 표현된다. 염정아의 180도 변신한 망가지는 연기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카메오(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등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면서 누구나에게 존재하는 학교에 대한 기억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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