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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1998.06.08 00:00
  • 호수 227

흉년, 불길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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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뇨현상, 물바구미·흑성병·역병 등 온갖 병해덮쳐
“경제도 어려운데...” 농가들 벌써부터 큰 걱정





20여년만의 흉년, 그 불길한 예감이 농가들을 뒤덮고 있다. 이른바 엘리뇨현상으로 종잡을 수 없는 기상변화가 수개월째 계속되면서 수확을 앞둔 마늘, 감자 등의 작황이 심하게 불량하며 이미 모내기를 마친 벼농사도 각종 병해충이 조기에 발생해 농가들이 방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적으로 기상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군내 농업관련 기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께부터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3월 들어서는 예년 평균기온보다 4~8℃를 웃돌았으며 모내기철을 전후해서는 아예 봄이 물러가고 한여름 날씨가 계속돼왔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고온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벼농사를 비롯 과수채소 등에 온갖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 상태가 계속될 경우 유사이래 없었던 심한 흉년이 올 것이라고 농사경험이 많은 군내 농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농업기관에서도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벼농사는 이상고온과 웃자란 연약한 묘로 인해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겨 이앙되었으나 심한 몸살을 앓아 뿌리내림이 불량할 뿐 아니라 이앙초기에 흔히 발생해 피해를 입히던 벼물바구미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예찰된 마리수보다 무려 33배나 증가해 전체 벼재배 농가의 50%가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당진군 농촌지도소는 예측하고 있다.
또한 6월 21일 하지를 전후해 나타나던 이화명충(1화기)도 예년보다 20일가량 앞당겨 발생하는 바람에 방제적기를 놓친 농가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밭작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 소득작물중의 하나인 마늘의 경우 늦겨울 날씨가 온난했던데다 봄비가 잦아 상품가치가 없는 벌마늘 발생률이 군내 전 포장의 50%에 이르고 있으며 그나마 정상 마늘도 봄계절이 짧아 줄기만 무성한 가운데 잎마름병으로 잎이 일찍 고사하는 등 수확을 앞둔 마늘재배농가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역시 봄철 고소득 작목인 감자도 역병 바이러스가 만연해 예년보다 30%가량의 수확감소가 있을 것으로 농가들은 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엘리뇨현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농가는 최근 몇년사이 재배면적이 부쩍 늘어난 과수농가. 특히 안개와 비로 인한 과습, 고온 등에 약한 배는 검은점무늬병으로 불리는 흑성병이 거의 모든 포장에 퍼져 과수농가들이 벌써부터 낙담하고 있으며 사과 역시 20%의 감산이 추정된다고 지도소측은 내다보고 있다.
지도소의 한 관계자는 “복숭아의 경우는 예년 같으면 솎아주는 것이 일이었는데 올해는 수정이 안돼 솎아줄 열매도 없다”고 피해의 심각성을 알린다.
이와 같이 예년에 없던 기상재해로 군내 전 농산물이 흉작이 예상되고 있어 농가들은 “경제도 어려운데 흉년까지 겹치면 어찌 되는 것이냐”며 벌써부터 큰걱정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7, 8월 냉해예보까지 흘러나오면서 불안감이 극에 달해있다.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큰 재해없이 풍년농사를 이뤘던 당진군, 그러나 올해는 아무도 풍년을 점치지않고 있는 가운데 기상재해상황에 대한 각 농가와 관련기관의 각별하고 세심한 관심과 특단의 대책만이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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