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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1998.07.06 00:00
  • 호수 231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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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면 옥현리 강 사 영씨

“정신 건강하면 어떠한 장애도 이길 수 있죠”

동맥경화로 30대에 다리절단,
역경딛고 선진농가로 우뚝 서

지난 6월 16일 고대면 옥현리에서는 ‘그린음악’을 이용한 농작물 재배에 대해 농촌지도소의 평가회가 열렸다. 이날 평가회에서 ‘그린음악’ 시스템을 도입, 질좋은 꽈리고추를 생산하는데 성공한 강사영(64세)씨가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뜻밖에도 그는 3급 장애인으로 밝혀져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 자신의 불편한 몸에 조금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일해 젊은사람도 못따라 올 정도라고 그를 지켜본 마을 주민들은 말한다. 더욱이 자력으로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부지원을 비롯한 그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의지만으로 어려움을 이겨내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교훈이 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때 인천으로 이사하여 중3 되던 해 6.25 전쟁으로 인해 당진에 귀향, 여섯식구가 친척집에 뿔뿔이 흩어져 3년을 보낸 후 겨우 방한칸을 구해 모여 살 수 있었다는 강씨는 당시 논 3마지기로 여섯식구 생계를 이어나가며 어려운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26세에 현재의 부인과 결혼하게 된 강씨는 그러나 결혼한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34세에 신경통이 동맥경화로 이어져 온갖 노력으로 고치려 했으나 결국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그때의 절망으로 음독자살도 기도했으며 3년간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슬하의 3남매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교회에 나가면서 희망을 찾았다고 한다.
비록 다리 하나가 없지만 두손이 있다는 생각으로 목발을 짚고 논농사를 지으면서도 인천에서 피난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오히려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의 소개로 의족을 하게 되어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된 강씨는 지붕개량, 입식부엌 등도 마을에서 가장 앞장섰다고 한다.
그토록 어려운 와중에도 자신을 믿고 따라준 아내 이경춘(61세)씨에게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하는 강씨는 “지체장애자일지라도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을 이겨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는 “비록 육신은 장애일지라도 정신은 건강하다는 생각이면 된다”면서 오늘도 농사일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의 삶은 주위에 많은 감동을 주고 있으며 실의에 빠진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인간이 좌절앞에 결코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는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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