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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1998.08.31 00:00
  • 호수 238

용·감·한·우·리·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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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작업 출동중 급류속에서 인명·차량 구해

허리까지 찬 물살 헤치고
두가족 업어 구출
한전 신성만·홍기곤씨

집중호우로 당진 시가지가 온통 물에 잠겼던 지난 9일 새벽, 갑자기 불어난 물에 갇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주민을 마침 전기복구 중이던 한전직원이 발견, 구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담의 주인공은 한전 당진지점 배전운영실의 신성만(37세)·홍기곤(39세)씨. 이들은 지난 9일 새벽 게릴라 폭우와 집중낙뢰로 한중아파트의 전기시설이 물에 잠겨 자칫 합선될 경우 가스폭발의 위험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현장주변이 갑자기 불어난 물로 차량운행이 불가능하여 접근하지 못하고 있을 때, 부근의 침수된 차량속에 부부와 어린이 등 5명이 갇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때 홍씨는 주위의 차량을 우회시키고 신씨는 허리까지 차오르는 거센 물살을 헤치며 사고차량에 접근, 부부와 함께 3살 된 아이와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들을 업고 물을 건너 한전차량에 탑승시킨 후 집 부근에 내려 주었다. 또한 이들은 선로복구를 위해 다시 이동하던 중 설악가든 부근에서 역시 침수된 차량에 갇힌 이상휴·손영옥씨 부부를 발견, 신씨가 허리까지 차는 물을 헤치면서 차량에 접근하여 둘을 모두 구출하여 한전차량에 대피시켰다.
이날 용기 있는 한전직원들의 행동으로 위기를 모면한 손영옥씨는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크락션을 울렸으나 아무 응답이 없어 그냥 나가려고 하다가 거센 물살 때문에 차에 갇혀 있었는데 다행히 신씨가 물살을 헤치고 건너와 위기에서 구해주었다”고 말했다.
이후 손씨는 직장으로 신씨를 직접 찾아 어려웠을 때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이 그 동안 함구했던 관계로 묻혀 있던 이 사실은 이때 비로소 알려지게 된 것이다.
신씨는 “다른 사람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겸손해 한다. 동료사이에 스몰 자이언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진취적이고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인정많은 사람으로 평판이 자자하다고 한다. 홍씨는 “나는 별로 한 것이 없고 신씨가 어려운 일을 했다”며 모든 공을 신씨에게 돌렸다.


급류에 차 떠내려가자 하차
뒤오던 차량 40대 통제지휘
한전 조광래씨

한편 침수된 도로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차량통제를 홀로 지휘, 40여대의 차량을 구한 다른 한 직원도 뒤늦게 알려져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새벽 집중호우 및 낙뢰로 비상호출을 받고 기지시 사택에서 당진지점으로 승용차로 출근하던 한전 당진지점 배전운영과 조광래(33세)씨는 당진읍 시곡리 감골주유소 도로에서 집중호우로 불어난 급류에 차량이 180°회전하면서 떠내려가자 간신히 몸만 빠져 나왔다.
그러나 그 지점이 커브길에 위치한 관계로 뒷차들이 이를 모르고 계속 몰려오자 조씨는 비가 퍼붓는 가운데 1백미터 전방에서 차량진입을 막아 40여대의 차량이 침수·유실되는 것을 막았다. 또한 자신의 차량이 유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으로 경찰에 연락, 기지시에서 우회하도록 조치함으로써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게 했다.
이 사실 또한 당진읍의 이재식씨가 제보해 뒤늦게 밝혀지게 되었다. 조씨는 “자신이 막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 같은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칫하면 자신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릅쓰고 용기를 낸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상황에서도 위험과 공포를 무릅쓰고 누군가를 돕는 사람들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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