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18 13:58 (목)

본문영역

  • 사회
  • 입력 1998.09.07 00:00
  • 호수 239

과수농가들 까치땜에 “못살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확 앞둔 사과·배 닥치는 대로 파먹어, 하루 30~40개 보통
그물·반사경·폭죽 등 까치쫓기 안긴힘, 그래도 효과없어
“공기총 사용 허가하라” 한 목소리

군내 과수농가들이 까치등쌀에 못살 지경이다. 1년내내 애써 농사지은 사과·배가 수확을 코앞에 두고 까치먹이로 모조리 ‘상납 당하고’있기 때문.
과수원이 많은 송악면 청금리를 비롯, 순성면 본리·백석리, 합덕읍 지역의 과수농가들은 올들어 더욱 많은 까치가 날아들어 한창 익어가고 있는 사과·배를 닥치는 대로 파먹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로 순성면 본1리 이영철씨는 4년전 4천평에 배나무를 심어 올해 첫 수확을 하게 되는데 하루동안 까치에게 ‘당하는 배’가 무려 3~40개에 이르러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이씨는 “땅밑에 관수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금까지 투자한 것만해도 수천만원에 이르는데 첫 수확을 앞두고 이렇게 까치피해가 극심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막하다”며 한숨 짓는다.
합덕읍 대합덕리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작골농원 정상영씨도 “봉지를 씌어 놓은 사과는 봉지마저 찢고 파먹는다”며 “붉게 색깔이 들기 시작하는 사과만을 골라서 이것 저것 파먹고 있어 앞으로 더욱 피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정이 이렇자 농가들은 까치쫓기에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반짝거리는 색테이프를 둘러놓는 것은 이미 고전적인 방법이고, 곳곳에 피라미드형 반사경을 달아놓는가 하면 형편이 괜찮은 농가들은 그물망을 쳐 놓기도 한다. 또 전자파를 이용, 까치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시설을 해놓는 농가도 있으며 심지어 아이들이 갖고 노는 폭죽을 쓰는 농가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묘책들도 학습능력이 뛰어난 까치를 막는데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순성면 아찬리에서 과수원을 하는 맹경섭씨는 “그물망을 쳐 놓으면 밑으로 기어들고, 반사경은 흐린 날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며 “전자파를 이용하는 시설도 설치한 적이 있었으나 2~3년 지나면 다시 바꿔주어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같이 속수무책으로 까치피해를 당하게 되자 과수농가들은 현재 각 파출소에 영치되어 있는 공기총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즉, 까치는 잡는 방법 외에는 대책이 없다는 것.
경찰은 지난 96년부터 민간인이 임의로 총기를 소지할 수 없도록 농가들이 소유하고 있던 공기총을 일제히 거둬들여 파출소에 영치해 놓고 있다. 또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올부터 면허시험에 합격하는 자만이 수렵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현재 군내 총포소지 허가자 2,400명중 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은 불과 150명. 군과 경찰은 까치와 같은 유해조수를 잡고자 할 경우 수렵면허를 갖고 있는 자에 한해 총기를 내어주고 있으나 그나마 아침에 가져갔다가 저녁에 반납해야 하는 등 번거롭기 그지없어 과수농가들에겐 사실상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농가들은 피해가 심각한 9월부터 한두달간만이라도 규제를 완화해 공기총을 농가에 내주는 등 특별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진 사과배영농조합 장중석 대표이사는 “IMF로 과일 소비량은 줄고 농약 등 농자재 값이 크게 오른데다 병충해와 까치피해까지 극심해 과수농가들의 사정이 최악에 달해있다”며 “공기총 사용을 한시적으로라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