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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말한다] 사랑보다 행복한 연가(井村 김동기 시집)
2005년 02월 18일 () 15:00:00 webmaster@mjmedi.com
   
 
짙은 향수, 그리고 상실감

시인이자 수필가인 김동기는 시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너무 어렵게 추상적인 시 쓰기에 집착하다보면 독자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대시는 예술의 미적인 관점을 추구하는 낭만주의와 ‘리얼리즘’의 성취라는 관점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주의가 팽팽히 맞서면서 비판과 변화를 겪어왔다.

문학이 현실적 아픔을 작품에 투영시켜 시대적 고통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작가는 현실참여에 초연할 수만은 없다. 특히 현대시의 언어 선택은 그 낱말 이상의 다의적 개념이어야 할뿐더러 언어의 마술사인 시인의 다양한 언어 선택이 좋은 시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김 시인은 고향에 대한 짙은 그리움과 상실감, 그리고 사회부조리에 대한 풍자 등이 대중적인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시쓰기 기법이 돋보인다. 그의 시를 읽어나가다 보면 ‘월나라 새가 남쪽가지에 깃든다’는 옛시를 실감케하리만치 향수가 짙다. 이러한 시편들은 토착성 내지 짙은 ‘노스탤지어’같은 시인의 원형 심상에서 중요부분을 이루고 있다. 그의 토착정서 또는 향토사랑은 먼데 있는 고향뿐만 아니라,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정이 들면 고향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따금 혼자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가진 것도 없고 위로 받을 만한 친구도 없으며 동그맣게 고독의 존재 속에서 서슴없이 푸념도 한다. 세상살이에 귀를 닫고 눈도 감으면서 바보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저항의식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꿈이나 공상과 같은 방법으로 음지에서 양지를 향한 탈출을 시도한다. 예컨대 그의 시 <개꿈>에서는 은행에서 인출한 십팔만 원에 흐뭇하여 세다가 전봇대에 부딪히는 순간 그 돈이 바람에 흩날리자 사람들이 몰려오기에 창피해서 달아나기도 한다. 그 액수가 십팔만 원인 것은 돈을 저주하는 욕된 말이며 물신주의에 대한 풍자이다.

이제 시인은 티끌하나, 먼지 한 톨까지도 등에서 다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세상을 누비고 싶어 한다. 시인은 지금 무소유의 무한자유를 터득한 도인 같은 존재가 된 셈이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운명과 사물을 연상함으로써 자신의 처지를 조용히 관조하고, 시나브로 나이가 쌓여감에 주위의 변화를 더욱 친근하게 묘사하며 자연현상에 순응하는 천리를 펴기도 한다. 그는 가장 솔직하고 정제된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감성이 과장된 시가 범람하는 현대시단에서 꾸밈없는 시의 견본이기도 하다.

그의 비유적 이미지 보다는 평이한 언어가 발견됨은 비정상적인 사회풍조에 대한 풍자를 하기 위해 부득이 하였으리라 생각된다. 무릇 감동적인 글은 형식을 초월한다 해도 언어의 절제에 미적여과를 거친 시속에는 생동감이 넘쳐야 한다.
밍밍하고 시르죽은 시어로 서툴고 답답하게 읽게 해서는 안 되며 독자로 하여금 수많은 언어의 바다를 건너 신세계로 인도해야 한다.

김 시인의 시에서는 현대시의 상징성과 ‘이미지즘’이 결여된듯하나 독자와의 공감대와 전체성에 있어 주제의 흐름과 호흡이 고르고 서정적 시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모더니즘’적인 기교를 부리지 않은 도심적 감정을 읊고 있음을 높이 산다.

손 창 봉
시인·서울 강북구 명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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