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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들 (The Dreamers)
2005년 03월 25일 () 14:01:00 webmaster@mjmedi.com
   
 
영화와 현실 사이에서 꿈꾸는 청춘의 초상

영화는 특성상 관객에게 보여줘야 제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갖가지 사회적인 규제와 정치적인 문제, 흥행성 부재 등의 이유로 많은 영화들이 우리에게 소개조차 되지 않은 채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했던 프랑스의 ‘앙리 랑글로와’는 사재를 털어 ‘시네마떼끄 프랑세즈’를 1936년에 개관하게 되었다.

처음엔 보잘것 없이 작았지만 점차 영화에 대한 목마름에 갈증을 느끼던 영화광들이 하나씩 모여들면서 서서히 영화의 전당이 되었다. 앙리 랑글로와는 끝없는 영화의 열정으로 감독조차 갖고 있지 않았던 프린트 완본을 찾아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고, 그 결과 조각조각 난 채 보관되었던 영화의 프린트를 완성시키기도 했다. 1940년대에는 ‘장 뤽 고다르’, ‘프랑소와 트뤼포’ 등 1960년대 뉴웨이브 영화 시대를 연 ‘누벨바그’ 감독들이 영화 공부를 하기도 한 장소이며, 전 세계적으로 영화광들을 집합시키는 장소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러나 1968년, 문화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는 앙리 랑글로와를 전격 해임시켰고, 이것을 계기로 여러 감독들과 영화광들은 거리로 모여들었다. 결국 앙리 랑글로와는 복직을 했지만, 이 사건은 프랑스에서 1968년 5월 혁명이 일어나는 큰 불씨가 되었다.

시네마떼끄 프랑세즈가 문을 닫던 날 <몽상가들>의 세 주인공인 매튜(마이클 피트)와 쌍둥이인 이사벨(에바 그린), 테오(루이스 가렐)가 만나게 된다. 그들은 늘 영화를 보러 오면서 안면을 익힌 사이였으며, 그 날 만난 것을 계기로 서서히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미국에서 유학 온 매튜는 부모님이 집을 비운 이사벨과 테오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고, 그들과의 묘한 관계를 시작한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엄청난 영화광들이다. 그래서 영화 내내 그들은 서로에게 영화 퀴즈를 내고, 예전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행동한다. 배경을 1968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영화들은 별로 없지만 간간이 삽입 되는 흑백 영화들 속에서 올드 영화 팬들은 향수를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 그들이 하는 행위가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직 현실을 잘 모르는 청춘들의 유희 정도로 치부해도 될 듯하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졌지만 영화라는 공통점을 가진 주인공들은 영화와 현실 속에서 방황하지만 결국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1968년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던 베르톨루치 감독의 개인적인 회상일 수도 있는 <몽상가들>은 시네마떼끄에서 열광했던 당시의 영화광들과 현재의 영화광들에게 보내는 헌사의 영화다. 또한 성기노출 장면 등으로 논란이 많이 되기도 했지만 화면에 아무런 처리가 되지 않은 무삭제로 심의를 통과해 원본 그대로 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영화라는 화제를 낳기도 했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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