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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0.09.25 00:00
  • 호수 339

[향토작가]아틀리에 에세이/그림/장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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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에세이 / 그림 / 장 남 희

덧칠의 무거움 속으로 관조를 통해 더듬어 들어가는 내면 풍경화

유년시절에 나는 적당히 어두움이 내려앉은 마루 끝에 나와 앉아 은밀한 비밀스러움으로 가득한 정원의 바람소리와 풀잎들, 그리고 때론 아늑함으로, 때론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내몸 주위를 감싸오는 어두움의 빛깔에 매료되곤 했다.
이러한 경험들은 이후 내 작업에 있어서 정신적 혹은 정서적 원형의 정체가 된 듯하다. 그 정체란 작게는 외부와는 다른 어떤 세계로서, 크게는 자연 혹은 자연성 특유의 생명력을 말한다.
나는 특정의 소재 자체를 대상화하고 그것의 재현을 회화의 목적으로 취하지 않고 대신 ‘관조’라는 방식을 취한다. 즉 소재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게 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며 임의적인 것임을 안다. 그러나 이러한 사물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이해와 그 성과가 ‘정서’라는 접점에서 객관적인 소통이 가능하다고 본다.
정서란 사물 자체로부터 기인한다기 보다는 그 사물이 환기시키는 어떤 특유의 느낌을, 인상을, 관념을, 추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이미지를 직접 언급하는 소재주의보다는 그 이미지가 발원하는 정서에, 현실감정에 근거한 추상이 바로 나의 작업을 일관되게 지배하는 회화적 원리이다. 이는 색 바랜 기억, 추억, 환기의 재편집이요, 재해석일 수 있으며 내면화한 풍경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극대화를 위해 내가 택한 나의 작업방식은 캔버스의 표면에 부단한 덧칠작업과 긁기, 다시 덧칠하기와 지워내기 방법인데 이런 과정은 더디고 지난한 시간과 노동을 필요로 한다. 무수한 붓질의 수행, 원하는 만큼의 색조, 분위기를 우려내는데 필요한 오랜시간의 경과를 요구하며 그 시간과 경과가 작업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온화하면서도 흡인력있는 색조, 정서를 흠뻑 머금어서 일견 무거워 보이는 화면, 그 무거움이 어느 정도 차있다고 여겨질 때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내게 있어 작업은 철저하게 재료에 대한 모종의 수행의 차원과 관련되는 것으로 자신의 기질과 성향을 순수하게 표현하므로써 담백하고 격조있는 세계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무척이나 어렵고도 까다로운 문제이다. 자칫하면 그것은 비약적이고 직관에만 의존한 공허한 작업으로 귀결될 위험이 있음을 안다. 동시에 그같은 그림에의 노고란 화면이 자칫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지나치게 적조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에 대한 이 인상적이며 서정적인 느낌, 기억들을 기꺼이 화면 안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지금까지의 나의 작업이었다면 이후의 나의 작업은 그런면에서 분위기 위주의 그림으로 덜컥 경화되어 반복될 위험이 있음을 자각하고 그런 과제와의 모색 속에서 전개될 것이다.
글·그림 / 장남희

■장남희
96~98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
98~2000 구상전 특선 및 입선(국립현대미술관)
98·99 소사벌미술대전 특선 및 우수상(남부문예회관)
97~99 한중 미술교류전(중국, 절강성 박물관전시실)
1998 청추전(일본, 동경도미술관)
1998 예술시각의 재조명(예술의전당)
1999 INTERNATIONAL ART CAMP AND FESTIVAL
(아산만 캠프장, 남부문예회관)
1999 지하철전(지하철 4호선 혜화역)
1999 동강·영월전(영월문예회관, 종로갤러리)
1999 한·미 작가교류전(뉴욕, 소호갤러리)
1999 차연전(예술의전당)
2000 인사동 사람들(서경갤러리)
2000 2000-조망전(대전시립미술관)
현재 : 학동인·미협·서울방법작가회의 회원,
중앙대 예술대학원
주소 : 충남 당진군 송악면 가학리 581-14
전화 : 041>356-0822, 011-9645-8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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