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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제너레이션
2005년 04월 01일 () 14:02:00 webmaster@mjmedi.com
   
 
우울한 현실 ‘네오 리얼리즘’ 시각으로 담아

영화가 다 같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시간·예산·매체·흥행여부·제작방식 등등에 따라 불리우는 이름이 각양각색이다. 시간에 따라서는 단편·중편·장편 영화로, 예산에 따라서는 저예산·블록버스터 영화로, 매체에 따라서 필름·디지털 영화로, 흥행여부에 따라서는 상업·예술 영화로, 제작방식에 따라서는 외부에서 제작비를 투자 받는 방식과 자체적으로 제작비를 마련해 영화를 찍는 독립영화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영화는 여러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마이 제너레이션>은 이런 구분법으로 본다면 ‘저예산 독립 장편 디지털 영화’ 쯤으로 불릴 수 있다. 이런 영화들의 흥행여부는 제작비를 비례해서 본다면 어떤 경우에는 많은 수익이 발생하는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영화도 나올 수 있다.

여하튼 <마이 제너레이션>은 몇 십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도 아니고, 스타급 배우가 나오는 영화도 아닌 작은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평론가들의 호평과 더불어 상영영화관은 몇 안되지만 꾸준하게 관객들을 모으며 2달간 장기 상영을 하면서 한국 영화계에 신선함을 불어 넣어 주었다. 독립영화의 특성상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나갈 수 있기에 새로운 영화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을 자극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병석은 결혼식 비디오 촬영과 갈비집에서 숯불을 피우는 일을 한다. 그의 연인인 재경은 고등학교 졸업 후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 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 병석은 형이 진 빚을 떠안게 되고, 재경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사기를 당해 큰 빚을 지게 된다. 그래서 병석은 카메라를 팔기로 작정하고, 재경은 카드깡을 하려고 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답답하다. 매일 끊임없이 뉴스의 한 부분을 장식하는 신용불량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을 영화는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이탈리아 영화가 ‘네오 리얼리즘’이라는 사조를 통해 자신들의 피폐한 모습을 전하고 있듯이 <마이 제너레이션>은 IMF 이후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여러 모순들을 ‘네오 리얼리즘’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거기서 더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은 듯 영화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거기에 이 영화는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을 제외하고는 현실세계의 암울한 모습을 흑백으로 표현하고 있다. 감히 상업영화에서는 건드릴 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를 용기 있게 영화로 담아내었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하고 싶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신나게 웃고 싶은 밝은 영화가 그토록 생각났던 것은 왜일까? 앞으로는 사회의 모습을 담은 영화들도 전혀 우울하지 않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런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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