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 책소개
  • 입력 2000.09.11 00:00
  • 수정 2017.08.09 17:49
  • 호수 338

당진군청 자치행정과 김향교 씨가 추천하는 <임꺽정>
한국 근대문학사의 금자탑, 우리말의 보물창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

조선의 세익스피어, 월북작가 홍명희의 역사 걸작
한국 근대문학사의 금자탑, 우리말의 보물창고

김향교 / 당진군청 자치행정과 병사계
'임꺽정'

홍명희 지음 / 사계절출판사 / 전 10권

‘가지마, 나랑 살어~’
남북분단 이후 반세기만에 만난 자리에서 남측 어머니가 북측의 늙은 아들에게 한 애절한 절규다. 남북분단의 비극! 이것은 문학의 한자락에서도 만날 수 있다.
조선의 3대 천재라 일컫던 벽초 홍명희. 벽초는 1920년대 후반부터 이 소설을 연재하였다. 독립운동으로 투옥되었을 때, 민중의 열화와 같은 호응으로 감옥에서조차 집필했을 정도로 당시의 인기는 뜨거웠다.
신간회 활동등 해방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독립운동으로 소설을 끝맺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해방이후 김구와 함께 남북대표자 연석회의로 평양에 갔다가, 북쪽의 정치상황을 선택한 이유로 남쪽에서는 금기의 인물이되어, 독립운동, 문학활동등 그의 모든 것이 덮어졌다.
해방이후 임꺽정은 많은 이야기꾼들에 의해 변질된 소설로 떠돌다가 1985년이 되어서야 정해렴선생의 집념으로 사계절에서 9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후 새로운 작품의 발굴로 90년대에 10권의 책이 되었다.
일제 당시 도탄에 빠진 민중들에게는 영웅이 시대적 요구였다. 그래서 단재등의 역사소설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소설은 영웅소설이 주류였다. 그러나 벽초는 백정과 같은 하층을 주인공으로 삼고 영웅화를 배격하며 임꺽정을 모순적인 한 인간으로 담담히 그렸다.
또한 궁궐, 사대부집안, 향리에 이르기까지 지배계층도 두루 등장시켜 임란전의 조선상황, 조선적 정조등을 표현한 점이 이작품의 고갱이이다. 풍부한 우리말로 조선의 역사, 사회상황을 절묘하게 그려 단원의 풍속화를 글로 옮겨놓은 듯해 역사적 상상력을 불어넣고 있다.
임꺽정이 어린 이순신장군과 만나는 장면, 스승 갖바치와 토정 이지함이 교류하는 장면도 역사적 상상력의 재미를 더하게 한다. 또한 우물가에서 갈증나는 나그네에게 버들잎 띄워 물을 주는 장면은 한폭의 수채화다.
‘구한말 조선에 명망가 집안에서 자란 벽초가 당대의 하층 민중어를 어찌 이리 잘 표현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순간 누구나 가지는 의문일 것이다. 정인보가 ‘세익스피어, 단테 등과 함께 어깨를 겨룰 이는 오직 벽초다’라고 극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완성 작품이지만 그로 인해 작품의 보물가치는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
대립에서 화해로 가는 남북시대에 470년 전으로 역사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참고로 벽초 손자인 홍석중선생이 미완성부분을 쓴 임꺽정도 있다.
조금 깊게 이해하실 분에게 ‘벽초홍명희와 「임꺽정」의 연구자료’를 권한다.
E-mail : winbird@netian.com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