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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1997.04.07 00:00
  • 호수 169

합덕ㆍ우강농민 / 당진농조편입 주장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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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지정리 오래된 합덕, 수리시설 엉망
배수로 둑 유실, 물꼬싸움에 농심 멍들어

올 봄은 간간이 추운 가운데에서도 더위가 일찍 와 우강ㆍ합덕의 농가들은 예년보다 일주일, 적어도 2~3일은 빨리 못자리를 할 예정이었다. 합덕읍 원신흥리 박모(36세)씨는 17일로 못자리 날짜를 잡고 관리소인 예당농조에 물대기가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예당농조에서는 10일 통수식을 한다고 답변했으며 이 답변은 박씨를 실망시켰다. 17일 못자리를 하려면 적어도 15일에는 물이 와야 하는데 10일부터 통수를 해서는 제날짜에 이곳까지 물이 올지 기약이 없었던 것이다. 좀더 일찍 물을 댈 수 없느냐는 질문에 ‘용수의 유실량이 50~60%나 되기 때문에 몇농가를 위해 이만한 낭비를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정을 잘 아는 박씨가 농조를 대신해 답변했다.
이곳에서 2만평이 훨씬 넘는 대규모 논농사를 짓고 있는 박씨는 기후와 주변여건을 잘맞춰 농사를 하려해도 때에 맞춰주지 않는 물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한다. 박씨가 말하듯 용수의 유실량이 큰 이유는 부실한 수리시설 때문이다.
경지정리를 한 지 12년이 되는 합덕읍 일원은 배수로가 요즘과 같은 흉관으로 되어있지 않고 일반적인 논둑이기 때문에 애당초 유실량이 많은데다 여기저기 둑이 유실되어있는 현장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드문드문 유실이 심한 배수로에 짤막하게 콘크리트를 쳤지만 유실량을 얼머나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작년 농조에서 유실이 심한 둑에 군데군데 임시로 덮어놓은 비닐도 너덜너덜 헤져있었다. 게다가 배수로 정비부실로 근처 신모씨의 논은 연중 물에 잠겨 농사를 못짓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삽교천 물이 우강간선을 타고가 다시 후경양수장을 거쳐 되올라오는 구간은 상류가 낮고 하류는 높아 물이 넘는 상류는 넘어서 걱정, 물이 오지않는 하류는 없어서 걱정이었다. 때문에 작년에도 이 일대에서는 엣날에나 있을법한 물꼬싸움으로 이웃간에 질시는 물론 ‘혼자사는 여성농군이나 힘없는 사람들이 타는 모를 보면서 애간장을 태웠다’고 하궁원 이모(46세, 여)씨가 하소연했다.
남들이 물을 대지 않을 때 물을 대기위해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있고 아랫쪽에 사는 사람들은 아예 배수장에 가서 물을 퍼다 대기도 했다.
이처럼 부실한 수리시설은 하루빨리 정비가 되어야 하는데도 예당농조측에서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관내 농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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