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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길 당진시대 편집국장
[당진시대 창간 24주년에 부쳐]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에서 얻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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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에는 30만 개의 협동조합에 1억4000명의 조합원이 있다. 120만 명이 협동조합에 종사하는 이탈리아는 헌법에 협동조합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려한다. 전문가들은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가 된 배경에 협동조합운동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덴마크 사람들은 하나 이상의 사회 모임에 참여하며 모임 속에서 사회 관계망을 형성하고 협동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인구의 84%인 400만 명이 2.1개의 협동조합 멤버십을 갖고 있는 핀란드는 협동조합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주택협동조합, 재생에너지 협동조합도 독일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에 주목하는 이유
최근 당진시대에서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취재를 다녀왔다. <관련기사 11월 13일자 기사 참고>

스페인의 바스크 지역에 자리 잡은 몬드라곤시는 인구 2만2000여 명의 소도시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 작은 도시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정부의 지원 없이 협동조합운동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변화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주인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금융, 제조업, 유통, 지식 분야 등 260여 개의 조직에 7만4000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매출도 120억 유로(환화 14조8000억)로 스페인 기업순위 7위로 성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도 단 한명의 해고도 없이 위기를 넘겼고, 2013년 그룹 내 대표적인 전자회사인 파르고가 파산했을 때도 노동자 전원에게 그룹 내 다른 부문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경제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이 작은 소도시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적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몬드라곤 협동조합을 취재하면서 배운 교훈은 위와 같은 외형적 성장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을 창립한 호세 신부의 헌신과 그 창립정신을 이어가는 그룹의 시스템과 모토다. 인간의 존엄성, 노동의 가치, 연대, 교육의 중요성과 혁신을 강조했던 호세 신부의 안목과 철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로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당진시대에 주는 교훈과 과제
올해 당진시대는 창간 24주년을 맞았다. 당진시대는 751명의 소액주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주 한 사람이 전체 주식의 5%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주식회사지만 협동조합의 성격에 가깝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편집권 독립과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마련한 제도다.

1993년 창간 당시에 비해 지역사회와 미디어 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당진은 군에서 시로 승격했고 인구도 17만 명으로 증가했다. 1995년 시작한 지방자치도 이제는 주민자치· 마을자치로 확대돼 나가고 있다. 온라인신문, 지역방송, 포털, SNS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의 삶과 문화를 바꿔놓았다.

당진시대도 지역언론의 사명을 다하고 산업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지면신문을 비롯해 인터넷신문, 영상뉴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등 매체를 다각화했다. 구독자와 광고료에 의존하던 경영도 (주)나눔 법인을 설립하고 여행사, 갤러리카페, 출판기획, 영상사업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인 성장에만 매달린다면 우리가 꿈꿔왔던 세상은 여전히 요원할 것이다. 몬드라곤에서 호세 신부가 협동조합을 만들었던 그 창립정신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 우리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한다. 당진시대와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지역사회 개혁, 공동체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 묵직한 과제를 안고 당진시대 창간 24주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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