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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길 당진시대 편집국장
왜 지역신문을 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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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지역언론-

핀란드 헬싱키에서 2시간 정도를 가면 한때 직물공업으로 번창했던 교육도시이자 호수로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도시 땀뻬레가 위치해 있다. 땀뻬레에는 ‘미디어그룹 알마’가 지역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미디어그룹 알마는 땀뻬레 지역을 기반으로 종합일간지 아아무레흐띠와 경제지, 부동산잡지, 지역주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경영사업으로 구인, 부동산, 자동차, 먹거리 사이트와 스웨덴에서는 경제지를, 체코에서는 구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일간지 아아무레흐띠
아아무레흐띠(Aamulehti) 신문사가 있는 땀뻬레지역은 인구 23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변지역을 포함하면 약 50만 명의 정도의 인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아무레흐띠는 구독자 10만 명, 온라인 독자 6000명, 신문과 온라인을 동시에 구독하는 독자는 3만 명이라고 한다.

물론 유럽에서 말하는 구독자수는 우리의 발행부수와는 조금은 다른 개념이다. 아아무레흐띠는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독자들의 디지털 구독 경험 늘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스토리텔링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아아무레흐띠 뿐만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의 미디어가 지면신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기존 오프라인 독자를 얼마나 유지해 가면서 디지털화해 갈 것인가를 놓고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 맞춤형 기사제공
아아무레흐띠 편집장은 독자가 뉴스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으며, 로컬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아무레흐띠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특성을 나이, 성별, 거주지, 소득, 취미, 직업, 여가, 소비패턴, 생활습관, 관심사, 미디어 접속시간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한다.

휴대폰, 컴퓨터, 신문 등 기사를 어떤 매체를 통해 읽는지. 각각의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기사를 읽는지 분류한다. 성별, 나이에 따른 독자의 미디어 수용 시간대를 분석하고 그 시간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사를 다룰 때 독자에게 기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지역언론을 위협하는 페이스북
아아무레흐띠는 매일 회의에서 페이스북에 대해 논의한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슈들을 체크하고 페이스북 친구들이 신문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도록 유도한다. 이미 페이스북이 지역언론을 위협하는 매체로 등장했다. 낌모 코스끼(Kimmo Koski) 아아무레흐띠 편집장은 편집국회의에서 페이스북과의 협업에 대해 논의하지만 협업을 하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공룡이 된 페이스북이 정보를 독점하면서 정작 신문사 경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체인화 된 지역주간신문
미국의 지역신문들은 미디어그룹의 우산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급변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땀뻬레 지역에 있는 미디어그룹 알마에도  14개 지역주간지(6개 지역신문사는 무가지 발행)가 소속돼 있다. 인구 10만 명에서 적게는 6~7000명이 살고 있는 시·군 지역까지 신문이 발행되고 있다.

알마 소속의 지역주간지들은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신문을 제작한다. 중요한 기사들은 그룹 내 지역신문과 일간지 아아무레흐띠와 교류한다. 대부분의 로컬에서는 1개 지역신문이 발행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2개의 신문사가 경쟁하는 지역도 있다. 신문시장이 난립하고 있는 우리현실과 대비되고 있다.

지역신문들은 정치, 종교, 이민자 문제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또한 벼룩시장을 운영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축제를 여는 등 공익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의 참여와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화시대에서 살아남기
미국과 독일, 핀란드 등 유럽의 지역신문들은 미디어 그룹을 통해 디지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빅데이터, 인터넷신문, 생활정보 사이트 등 뉴미디어 기술 개발은 그룹에서 진행하고 지면신문은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우리의 지역신문은 철저히 지역화, 개별화돼 있으며 디지털 영역을 독자적으로 해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답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혁신이 지역에서 시작돼야 한다.

지역신문들의 협업과 지방대학과의 공동연구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 또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등 정부의 지원정책이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역언론인, 언론전문가,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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