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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1997.09.22 00:00
  • 호수 192

입대신 몸으로 말하기-여성취미교실 「수화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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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ㆍ청각장애자 위해 즐겁게 배워요”

최근 가정복지회관에서는 여성의 여가를 위한 이색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당진군이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여성취미교실에서 제각기 열리고 있는 「도예반」, 「유적답사반」, 「생활요리반」, 「수화반」 등이 그것.
그중에서도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수화반」이다. 「수화」는 자신의 여가를 직접 충족시킨다기보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언어ㆍ청각장애인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것으로 내용에서 이미 이타성(利他性)과 공익성을 띠기 때문이다.
수화반은 9월 첫주에 시작해 매주 월ㆍ수ㆍ금요일 오후2시부터 4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9월 12일 금요일 「수화반」이 열리고 있는 가정복지회관을 찾았다. 2층 예식홀에서는 30명 가까운 여성들이 한창 노래에 맞춰 수화를 연습하고 있었다. 강사의 재기넘치는 강의와 구령에 맞춰 참석자들은 해바라기의 노래 「사랑으로」와 노사연의 「만남」, 「애국가」를 수화로 노래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하나 있지 /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 그러나 꽃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 아아 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 어둠속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눈물’을 나타낼 때는 양손을 두눈에 댔다가 주먹으로 떨어뜨리고, ‘햇살’은 두팔을 가운데로 올려다가 양쪽으로 활짝 편다. 왼손을 주먹쥐고 오른손으로 쓰다듬는 모습을 하면 ‘사랑’이 되고, 양팔을 벌려 가운데로 오므리면 ‘어둠’이 된다.
이날 겨우 세번째 맞는 수업인데도 어색하지 않게 손짓 몸짓으로 음성을 대신해 노래하는 참석자들의 모습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진지함이 배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수화반 수강자들은 대부분 분명한 학습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며느리와 함께 수화를 배우고 있는 김옥순(62세)씨는 청각장애인인 작은아들과 마음의 문을 열기위해 이 강좌에 수강신청을 했다. 뒤늦게 접수를 신청해 다음주부터 수업하기로 한 최명희씨도 이와 같은 경우. 최씨에게는 다섯살된 장애자녀가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많은 경우는 자원봉사를 목적으로 한 경우다. 적십자봉사단과 자원봉사센타에 소속된 주부들이 대거 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맨 뒷좌석에 앉아 열심히 수화로 노래하던 안화식(46세)씨도 ‘장애인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 배우고 있다’는 주부교실 회원이었다.
즐기기 좋은 9월의 여가를 타인과의 교류, 남을 위한 봉사준비로 바쁘게 보내는 「수화반」 수강자들이 아름다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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