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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7.09.22 00:00
  • 호수 192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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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수 연재

“개펄이 죽어가고 있다”
강력한 공유수면매립법과 소극적인 환경영향평가 앞에서

우리나라 주변해역은 여러형태의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육상으로 배출되는 다양한 폐수와 오염물질이 연안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해안의 매립과 준설, 간척사업등 각종 연안개발사업은 주변해역의 환경조건들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공단이 들어선 대부분의 내만에서는 부영양화가 가속됨에 따라 적조현상이나 무산소현상, 그리고 백화현상이 다발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연오염에 의한 생태계의 파괴는 전세계적이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지구는 끝장날 것이라는 환경론자들의 부르짖음을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자연파괴의 댓가는 우리의 생존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소가 될 것이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선 인간의 의지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작년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는 “환경보존을 우리의 희생위에”라는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역에선 “지역의제 21”(LOCAL AGENDA)라는 것을 발표해 적극적인 환경보호에 나서고 있다.
또한 올 6월 28일 목포에서 가진 “제2회 바다의 날 개펄세미나”에서 관련 운동단체들은 개펄을 간척해 쌀을 생산하면 1에이커에서 2백47만원의 수익성을 올릴 수 있으나 수산물을 생산할 경우 3백65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으며 오폐수 정화작용 결과 1백55만원, 생태학습장 이용효과 1백60만원 등을 합치면 개펄보존에 따른 경제적 가치는 쌀 생산보다 3배이상 높은 약 820만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개펄을 매립할 경우 간척지, 조간대 소멸로 해양 생태계 및 해양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물론 조류의 흐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파괴는 이미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당진군의 경우 삽교천 방조제를 필두로 고대ㆍ부곡지구, 한보철강 매립지, 그리고 석문방조제와 대호방조제등 거의 전 연안에 걸쳐 매립화 되어있는 실정이다. 개펄이 공유수면 매립법에 의해 강력하게 추진되는 반면 그 보존은 환경영향평가라는 소극적인 수단으로 이뤄지면서 결국 개펄을 사라지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개펄매립의 심각성은 일반대중에게 대기나 수질오염처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광범위하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연안개발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매립이나 준설등에 의한 직간접적인 영향이나 그에 따른 간접적인 생태계 파괴 또한 분명한 해양오염의 범위에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하루 1,022만톤의 생활하수가 발생하나 하수처리율은 44%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경우 80%까지 처리하고 있다. 앞으로 2005년이 되면 오염부하량이 두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우리 자신들의 건강한 해양의 소중함에 대한 자각과 자세의 변화라고 하겠다.
어느덧 우리생활 구석구석에는 인공적, 반자연적인 것이 곧 편리한 것이라는 등식이 자리잡고 있다. 환경문제는 단순히 자연계를 오염시키는 문제에 머물지 않고 사회구조와 인간문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환경문제는 인간중심적 사고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지키는 것을 자연보호라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개념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우리가 예전에 사용하던 자연보호의 개념은 엄밀히 말하면 보존(保存)이라는 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놓아둔다는 의미다. 요즘은 이 보존이라는 행위에 인간의 의지적인 노력이 곁들여져야 한다. 즉 산성비에 의한 산림고사, 쓰레기 침출수에 의한 수질오염, 그리고 각종 인공화합물의 방출등은 인간의 의지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환경부는 뒤늦게나마 자연환경의 보존과 국토의 균형개발이라는 전체적인 틀속에서 개펄등 습지 보존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습지관련제도, 브라질의 팬타날습지에 대한 국가유산지정법, 룩셈부르크의 호수ㆍ습지,ㆍ갈대개발의 파괴 변화금지법등을 참고로 삼아 우리나라의 개펄의 보존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천명하고 있으나 아직은 법률적 의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연안개펄의 어류생산 및 서식지 기능은 육상의 생산기능보다 9배 높은 가치를 갖고 있으며(시장가격법) 오염을 정화하고 수계흐름에 영향을 주는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가상가치법), 태풍의 영향을 감소시키는 태풍조절기능등(대체가치법) 개펄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무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질적인 풍요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 이제 우리는 질적인 삶을 위해 가야 한다. 건전한 환경보존을 위해 자신의 생활행동 일부를 희생할 각오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후손들에게 빌려쓰고 있는 이 삶의 터전을 깨끗이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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