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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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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 경 / 기지시감리교회 담임목사
이름없는 성자

우리시대에 인도의 성녀 마더 테레사의 죽음은 많은 사람에게 아쉬움을 주었다. 한 세계 일간지는 그의 죽음을 가리켜 “단 하나의 별이 떨어진다”고 까지 극찬한 것을 보면 과연 그녀는 오늘같은 비인간화시대에 어두움을 비추이는 하나의 영롱한 새벽별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녀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녀에게 주어진 노벨평화상이 너무 뒤늦었다 할 정도로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남모르게 성녀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이 땅에 소외된 자, 가난하고 병든 많은 불행한 사람들을 위하여 자기의 온 삶을 바치며 예수님의 뒤를 따라 살아온 그녀의 삶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져 사람들이 그녀를 성녀로 추앙했을 때 그녀는 “나는 성녀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그런 세인의 칭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성녀의 길을 곧게 걸어간 그녀야말로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한 이 시대의 참 성자이다.
성경에 마리아가 예수님께 값진 향유로 봉헌했을 때 예수님은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마태 26:13)라고 하셨는데 테레사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온 세상에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고 깨우치며 귀감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한편 그녀가 여전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죽은 후에야 비로소 알려졌다든지 아니면 영원히 알려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것은 그녀에게 더 영예스러운 것이 되었을 것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은밀한 구제와 선행이 오히려 하나님께 열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 세상에서 그 상을 받지 못한 자에게 저 세상에서 더 큰 상급을 받기 때문이다.
선행은 어떤 것이든 세상에 알려지면 그 순간부터 덜 순수해지게 마련이다. 세상에 노출되고 공개된 삶에서 하마터면 의례적이고 전시적이며 쇼맨쉽 같은 인상을 전혀 피할 수 없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성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오로지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에게만 알려진 채 오늘도 남 모르게 예수님의 삶을 뒤따르며 사는 자들이다.
그들은 예수님처럼 살기위하여 가난하고 병들고 버림받고 소외된 불우한 사람들과 삶을 나누며 그러면서도 늘 자기의 부족함과 사랑없음을 채찍하며 살아가는 무명의 성자들이다. 그들에게 복이 있을진져! 하늘에서 그대들의 상이 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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