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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7.11.24 00:00
  • 호수 200

특집기사/지역상권의 현실과 전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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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권의 현실과 전망

대형할인매장의 등장과 상권의 지각변동

대산쇼핑등 ‘가격파괴’에 당진상권 대지진



유통시장의 일대변혁

올 2월 21일 좧농수축산물 디스카운트스토아좩 당진공판장이 문을 열면서 당진의 유통시장은 일대 변혁을 맞기 시작했다. 디스카운트스토아(할인매장)라는 말에서 실감나듯이 이 매장은 “싼 가격”을 무기로 고객들을 공략,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50평 매장에 값싼 야채와 청과, 식품점을 갖춘 공판장은 지금까지 할인매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농협구판장과 축협판매장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일대 슈퍼와 시장에서 원성이 흘러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에 8월 23일 대산프라자 건물의 지하1층과 지상1층에 문을 연 좧대산쇼핑센타좩의 개점은 유통시장에 보다 더 심각한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대산쇼핑은 지하1층 130여평의 매장에 수퍼쪾식품매장을, 지상1층 170여평에 의류쪾잡화점을 유치해 보다 더 공격적인 가격파괴를 단행했다. 공용면적까지 포함하면 이 두개 매장의 면적은 7백평이 넘는다.

대산쇼핑의 가격파괴 공략은 훨씬 대담하고 공격적이다. 신라면쪾요구르트쪾화장지등 주부들이 선호하는 일부품목을 원가이하로 판매하는 ‘깜짝세일’로 일단 고객을 끄는 전략은 상당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대산쇼핑은 지금도 한달에 한번 전체품목에 대해 세일을 단행하며 날짜별로 세일을 단행, 거의 절반가격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가격파괴’로 물량공세

당진공판장과 대산쇼핑등 이들 대형할인매장의 특징은 무엇보다 판매업체가 제조회사와 직거래해 상품값을 주도적으로 결정해 가장 싼값에 상품을 판다는 데 있다. 제조원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최대한 없앤 가운데 중간유통마진마저 없애면 현행 소비자가격의 30~40%선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배달써비스까지 하고 있다. 하루에 이들 매장을 찾는 고객은 수백명에서 수천명선.

그동안 과일을 시장에서, 잡화는 필요할 때 가까운 슈퍼에서 구입해왔다는 주민 최아무개씨는 지금은 한번에 모든 물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이들 대형매장을 자주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주부 이아무개(38세)씨는 “깜짝세일” 때 물건을 구입하는 재미와 곁들여 이왕 내친김에 여러 물품들을 구입하게 된다고 말해 “깜짝세일”이 고객유인과 연쇄구매효과를 톡톡히 제공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골목슈퍼 여기저기 문닫아

이같은 대형매장의 가격파괴로 당장 고통을 입고 있는 것은 역시 식품과 잡화를 취급하는 동네슈퍼와 재래시장 쪽이다. 특히 동네슈퍼들은 매출의 급격한 감소는 물론 여기저기 문을 닫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당진공판장 가까이에 있던 소망슈퍼가 가장 먼저 문을 닫은 것을 비롯해 이 근처 S슈퍼가 또 문을 닫을 상황이며, 대산쇼핑 근처 혜신수퍼도 문을 닫았다. 수복슈퍼쪾터미널슈퍼쪾터미널매점 등도 문을 닫은 실정이다. 동네슈퍼치고 비교적 컸던 대산쇼핑앞 하이퍼마켓은 엄청난 매출감소로 진통중이다.

당진슈퍼협의회 최원중(모아슈퍼) 총무는 “불경기에다 대형매장까지 들어와 지금 매출로는 건물임대료도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대형매장이 들어온 후 4천5백원짜리 화장지를 4천원으로 내리는 등 가격을 다소 내렸으나 대리점으로부터 물건을 넘겨받는 가격보다 더 낮은 대형매장 가격을 따라잡기는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에서 3백원에 받는 라면을 3백원에 팔 수는 없는 일 아니냐는 것이다.

슈퍼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공동구매로 단가를 낮춰보려하지만 어차피 대형매장의 물량과는 비교도 안돼 가격인하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최씨는 “젊은 사람이야 취직을 하던가 다른 업종으로 바꿔볼 수도 있겠지만 연세많은 분들은 그저 끙끙 앓고만 있다”고 하소연했다.



농쪾축협판매장도 위축

협동조합이 유통사업에 뛰어들어 초창기 일반점포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당진의 유일한 할인매장으로 사랑을 받아온 농협과 축협공판장도 이들 대형매장의 등장으로 위축되고 있다.

‘경기불황탓도 있지만 최근 매출이 10%가량 떨어졌다’는 게 축협판매장의 분석.

농쪾축협은 이들 대형민간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월 상설할인행사를 갖는가 하면 20일경부터는 대형매장들과 함께 김장세일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 협동조합매장들은 앞으로 더 가세하게 될 민간대형유통업체의 진출에 대비해 주차장을 보다 넓게 확보하고 가격과 서비스에서 더욱 경쟁력을 길러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사실 이런 점은 지역유통업계 전반에 적용해도 옳을 것이다.

이미 높은 물가 때문에 인근 서산쪾온양쪾평택 등으로 상권고객을 빼앗겼던 당진은 최근 초대형 유통업체인 좧킴스클럽좩, 좧이마트좩등이 들어올 것이라는 설과 함께 기존상권의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마땅한 대안은 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속속 지어지고 있는 동산타워(12층 규모), 안신타워(상업용 5층)등 종합위락상가와 수산물백화점 앞에서 재래시장과 영세상인들의 미래는 더욱 얼어붙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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