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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9.07.12 00:00
  • 호수 282

[건축문화의 해 기행수필]눈꼽쟁이 창으로 본 옛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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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여자 형국의 산에 남성처럼 솟은 탑절

눈꼽쟁이 창으로 본 옛날 8 - 여덟여자 형국의 산에 남성처럼 솟은 탑절

충청북도 진천군에 진천사(가명)란 절이 있다. 이 절은 지은지가 십여년 밖에 안된 새 절집이다. 이 절은 원래 폐사된 절터였는데 이상한 전설이 있다. 이 터에 절만 지으며는 불이 나거나, 빈대가들끓고, 아니면 스님이 미쳐나가서 절이 망해 버린다는 말이 전해져 온다. 이곳의 터는 산봉우리가 주위를 빙둘러 쌓고 한쪽만 터진 모양이라 보통사람이 보아도 기가 막힌 절 터 중에 으뜸 자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짓기만 하면 망했다는 터에 절을 세울리가 없는 종단에서는 그래도 그 터가 탐이 나서 유명한 풍수쟁이를 내세워 집지을 궁리를 했었다. 그 곳에 간 풍수쟁이 말이, 이 자리는 여덟여자가 알몸으로 그 빈 절터를 째려보는 형국이여서 일반적인 절집을 지어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해결방법이 없다는 연락을 받은 불교종단에서는 아까운 시줏돈 받아 풍수꾼 좋은 일만 시켰다며 쓴 입맛을 다신지가 오래전 이야기란다. 그 한참 후 십오년전쯤에 이 전설 같은 말을 전해듣고 우리 옛집을 짓고 헐고 하는 큰 목수가 비구니스님 안내를 받아 그 곳을 가보고는 좋은 방법이 있다며 무릎을 쳤다는 것이다. 그 큰 목수말이 "이 절터 형국이 여덟여자를 상대해야 하는 팔자라면 어설픈 남정네는 안되고 최소한 변강쇠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옆에 따라간 비구니스님이 "그게 무슨 말이셔요." "세상에는 음양의 이치가 있으니 '음'기운이 강하다니까"양'기운 강한 한국의 대표적인 사내 '변강쇠'를 세워 지으면 되지 않습니까." 비구니 말이 "그러면 변강쇠 닮게 절을 짓는 다는 겁니까?" 목수가 침을 튀면서 "암.그렇지요." "그럼 큰 목수님은 변강쇠를 본적이 있으셔요(변강쇠 뜻을 모르는 눈치다)?" "어허, 답답하네요. 우리들이 심청이 할머니를 못봤어도 변강쇠의 그것이(고추가) 대단하다는 것은 알지 않소." 말 받아주던 비구니스님은 고만 음담패설에 옭혀들은 것을 그때야 느끼고 기어드는 소리로 "그럼 어찌허신다는 겁니까?" "그야,방법이 있지요. 집을 일반 절집으로 짓지 말고 탑절(남자 심벌을 표현하기위해)을 지어야 합니다. 높이가 백자(30㎝)는 되어야 강쇠 그것과 같을 겁니다." 그 말을 듣던 비구니스님은 홍당무가 되어 간 곳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진천사(가명)에는 비구니스님들만 사신다. 음양의 조화 덕에 오천년쯤 갈 것 같은 아름다운 우리들 집이다. (현존하는 절이라 가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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