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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9.09.20 00:00
  • 호수 291

[음악이야기]아들에게 물려줄 레코드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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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창의 진면목 판소리 ‘춘향가’

아들에게 물려줄 레코드

아들에게 물려줄 한장의 레코드

봄비가 어느 순간 장대비로 변하고...
국창의 진면목 판소리 ‘춘향가’

몇해전에 한 오디오 월간지에서 음악 애호가를 상대로 “아들에게 물려줄 한 장의 레코드를 뽑으라면?” 이란 설문조사를 벌인 적이 있었는데 뜻밖의 결과에 매우 흥미를 느낀 기억이 있다.
전체 응답자 40여명 중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추천된 음반이 국악으로서 김소희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였기 때문이었다. 고전음악은 베토벤, 모짜르트라는 등식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으로 우리의 전통음악이 서양의 고전음악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과 함께 고전음악 애호가는 무조건 서양음악에만 몰입해 있다는 일반인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 기쁘기 그지 없었다.
본인 또한 다양한 국악음악을 소지하고 틈틈히 감상하면서 그 아름다운 음에 매료되어 여러 애호가들에게 권하고 하던 터라 이런 결과에 대단히 기뻤다. 첼로음악을 제일 좋아하는 편이지만 김소희 여사가 부르는 판소리 춘향가는 단순한 사랑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다.
해학이 넘치는 사설이 중몰이, 주중몰이, 잦은몰이, 휘몰이로 몰아가노라면 봄비가 어느 순간 장대비로 변하고 번개가 번쩍이기도 한다.
거기에다 김명환 고수의 절묘한 추임새가 가세하노라면 그야말로 흥의 극치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하여 마지막 대단원에서 춘향어미가 “어사사위를 둔 사람이 이런 경사에 춤 못출까. 이 궁둥이를 두었다가 논을 살까 밭을 살까. 흔들대로 흔들어보세” 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국창의 진면목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이 김소희 완창 춘향가를 많은 분들이 꼭 애청할 기회를 갖기 바라며 앞에서 말한 설문조사 결과 중 다섯장의 음반을 추천해 본다.
1. 춘향가(김소희 창, 김명환 북)
2. 베토벤 후기 현악4중주(부다페스트 현악4중주단)
3.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클리블랜드 현악4중주단)
4.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프린츠, 빈 필하모닉)
5. 바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카잘스)

당진여객 부장(Tel. 355-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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