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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적한 배추,양파마을

울적한 배추,양파마을

병아리 부화업자들이 유정란을 생산하기 위해 작은 주사기로 정액을 채취하여 암탉에게 인공 수정한다. 그런데 한정된 수탉을 놓고 몇번 반복하다 보면 정액이 금방 고갈상태가 된다. 이때 잘게 다진 양파를 사료에 섞어 먹이면 신기하게도 채취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체계적으로 검증된 방법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서 흔히 행하던 방법이다.
미국 독립전쟁은 동부 13개주를 모두 점령하고 있던 영국군과 민병대·대륙군으로 이루어진 식민지군이 지루한 공방전을 거듭하다 9년만에 식민지군의 승리로 끝이 난 지금의 미국을 탄생시킨 전쟁이다.
이 전쟁의 양상은 충분한 무기와 잘 훈련된 정예병사가 오랜 전투를 주도했다기 보다는, 광활한 전쟁터에서 더위와 추위를 견디고 풍토병을 이기는 식량과 약품보급의 대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땅한 항생제가 없는 당시로서는 괴질과 풍토병에 시달리는 지친 병사들에게 유일한 면역식품이었던 양파의 보급이 원활치 못한 영국군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로 양파전쟁이란 별호까지 얻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의학상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은 순환기계통의 질환예방과 항균식품으로 평상시 양파를 식생활에 적극 권장한다. 이렇게 좋다는 양파가 형님 배추에 이어 올해들어 밭떼기채 갈아엎는 아우신세로 또 한번 뉴스화면에 등장했다.
우리지역이 대규모 양파단지는 아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제대로 수지맞는 농산물이 없어서 농민들이 낙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사먹는 소비자들까지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양파가 엄청나게 많아서 파동이 온 것도 아니다. 20~30%의 증수로 정상적인 출하가 완전히 중단되었다. 그래서 농민들이 직접 가두판매에 나서 생산비나 건져 보려고 몸부림친다. 바로 수요공급의 탄력성이 냄비처럼 예민한 1차 농산물의 특성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바로 2년후부터 개방되는 식용쌀은 현재 수입이 허용된 제조분야의 쌀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고, 역시 주산지 당진의 어두운 그림자 일 수밖에 없다. 품질좋은 물량이 조금만 넘쳐도 그뒤에 일어날 가격폭락, 지금까지의 농정을 돌이켜 볼 때 너무나 커다란 근심거리가 다가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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