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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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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마을과 유령마을

행복마을과 유령마을

지난 한달간 마을현황조사차 군내 12개 읍면, 250개 마을을 답사하는 기회가 있었다. 과정 중에 가장 특징적인 것은 수백개의 마을이 두세가지 형태로 구분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지도층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똘똘뭉쳐 단결된 마을과 그렇지 않은 마을, 그리고 그 중간 마을로 나뉘어져 있어서 환경, 소득, 미풍양속 등 제반현실이 확연하게 눈으로 가늠이 되었다. 즉, 화합이 잘된 곳은 환경도 깨끗하고 다양한 소득원으로 비교적 풍요롭고 경노사상과 위계질서가 잘 정립되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 마을의 약 30%를 차지하는 이 행복한 복지마을들은 한결같이 아담하게 잘 보존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는 새마을회관, 길섶을 깨끗이 단장하고 꽃과 관상수로 수놓은 마을안길, 비닐조각 하나 날리지 않는 청결한 주변, 불우한 이웃을 주기적으로 돕는 제도적 장치, 각종 부업을 통한 소득원 창출과 지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여유롭고 인정미가 넘치는 얼굴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이사와서 함께 어울려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 작은 바닥에 어이된 일일까.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윗말, 아랫말 갈라져 서로 왕래도 뜸하고, 차라리 새마을회관은 상여집으로 보이고, 일년내내 주민총회 한번 제대로 못열고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풍습은 언감생심 생각할 수도 없고, 대문턱까지 쑥대가 진을 쳐 천연 피난 간 섬뜩한 유령마을들이 도처에 적지 않았다.
특히 보상과 관계된 지역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져 인정은 산 넘어갔고, 가족 다음단계의 사람 모듬체인 마을체제가 아주 못살곳으로 변질되었다.
오로지 내몸 하나 챙기는데 급급하여 공동체의식은 물 건너간지 오래되었고, 항상 그곳을 떠난다는 마음으로 주인의식들이 사라져 있었다. 물론 바라보고 평가하는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마을들이 30여%가 된다는 것을 전혀 믿고 싶지 않은 심정일 뿐이다.
다만 어떤 변화로서 아름답고 살기좋은 마을로 전환시킬 수 있는가가 모두의 심각한 과제로 남는다. 어차피 같은 관내에 이런 곳이 존재하는 상태에서는 누구도 쾌적한 생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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