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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형사 나도열
2006년 02월 10일 () 13:05:00 webmaster@mjmedi.com
   
 
한국형 슈퍼 영웅의 탄생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으면 예전에는 울다가도 ‘순사’가 온다는 얘기에 울음을 뚝 그쳤다고 하고, 필자가 어렸을 때에도 ‘앞에 가는 사람 도둑, 뒤에 가는 사람 경찰’이라는 말을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예전에는 경찰이라는 직업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엄 있고, 정의롭게 받아들여졌지만 현재의 경찰 이미지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는 영화에서 경찰의 캐릭터가 변하는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투캅스> 이후로 봇물 터지듯 경찰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예전의 강건한 경찰 이미지보다는 부정부패의 비리를 일삼는 형사들을 주된 캐릭터로 강한 액션 영화보다는 가벼운 터치의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뒤를 연이어 <흡혈형사 나도열> 역시 정의보다는 비리를 일삼고, 목소리만 큰 경찰을 주인공으로 다루고 있다.

루마니아에 살고 있는 드라큘라의 피를 빤 모기 한 마리가 산 넘고, 바다 건너서 한국에 도착한다. 그러다가 도로에서 자동차 충돌로 한참 핏대를 세우고 싸우고 있던 형사 나도열(김수로)의 목을 물게 된다. 모기는 나도열에 의해 최후를 맞이하게 되지만 그는 흡혈귀로 바뀌게 된다. 그 후, 나도열은 섹시한 여자나 야한 영상물들을 보면 힘이 세지는 슈퍼 흡혈귀로 바뀌게 되고, 비리 형사라는 것 또한 밝혀지게 된다.

난세엔 영웅이 등장한다는 말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스크린 쿼터 축소라는 정부 발표 이후 영화계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흡혈형사 나도열>은 한국 영화의 ‘영웅’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의 <~맨> 시리즈와는 사뭇 다르게 영웅에 접근한다. 어찌 보면 <스파이더맨>과 상당히 비슷하지만 <흡혈형사 나도열>은 정의를 위해 한 몸 바치는 희생 정신의 할리우드 형 영웅들과는 달리 흡혈귀라는 설정과 함께 비리를 저지른 자신에 대한 반성이 더욱 크게 부각되는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 영화가 처음부터 3편까지 시리즈물로 제작할 예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1편 격인 <흡혈형사 나도열>은 나도열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할리우드 영웅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이라면 왠지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할 때 끝나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무슨 1년 단위의 연속극도 아닌 이상 확실한 결말을 맺지 않고 끝나는 영화의 구조는 전체적으로 탄탄하지 못하다. 또한 코미디라고 생각하고 엄청 웃을 준비를 하고 본다면, 특히 최근 영화 홍보 때문에 각종 TV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있는 김수로 때문에 본다면 그의 오버 액션은 볼 만하지만 다른 배우들과 잘 섞이지 못하면서 기대만큼 웃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이 영화를 아쉽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래서 <흡혈형사 나도열>은 코믹한 설정이 있는 ‘형사 영화’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보러 갔으면 좋겠다. 이제 이 영화가 계속 시리즈물로 나올 수 있을지는 관객의 선택에 달려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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