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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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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다듬고

마음을 가다듬고

농번기에는 당진·합덕읍내의 장사가 한가롭다. 가게마다 썰렁한 건 그렇다치고 시장 낱전마저 왕래가 뜸하다. 아파트를 비롯한 시내 인구 밀집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농사와 관련이 깊다는 얘기가 된다.
농업인구가 전국민의 10%도 채 안되고, 당진군이 조만간 시로 승격될 조짐이 보이지만 관내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농업과 연결되어 있어서 농삿일을 빼놓고는 무엇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농업이 중심에 서 있다. 그중에서도 벼농사가 단연 으뜸이다.
물론 축산이나 과수, 기타 원예작물의 소득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으나 굴곡없는 생활보장은 그래도 쌀생산으로 가늠이 된다. 지난해에는 거둬들이는 시기에 장마를 만나 숱한 고생을 했다. 또한 어디를 막론하고 미질이 풍년 같지가 않았다.
올해 역시 농촌 분위기가 심상찮다. 오랜 봄가뭄으로 노지 밭작물 작황이 여의치 않은 데다 어수선한 선거기간, 산불, 구제역 파동으로 농민들의 혼을 다 빼놓았다. 더구나 일기마저 불순해 못자리를 두번씩 하는 농가가 많다보니 죽을 맛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또한 영농회사들은 벌써 노후화되어 고장이 잦은 농기계를 쳐다보며 올 한해 농삿일을 걱정하고 있다. 거기에다 농기계 보조금까지 끊겨 이제 완전히 자립적 운영을 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놓여있다.
갈수록 노동력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1차 산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도움 받는 것도 별로 없다. 헤어날 방법은 자구책 뿐이다. 낡은 기계일수록 닦고 조이는 정비하기에 달려있다.
주변 농가에서 흔히 비교되는 일이지만 같은 이앙기나 트랙터일지라도 관리하는 형태에 따라 수명이 두곱 세곱 차이가 난다. 결국 농가부채의 큰 근원이 이런 작은 습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리미리 준비하고 챙겨야 일손 모자란 것을 메울 수 있다. 친목회, 관광 다 챙기고 농사 지을 생각은 고치는 게 좋다. 최선을 다해야 밥을 먹고 산다.
건조한 날씨 덕택에 군내 수많은 곳곳을 헤집어 놓았다. 장마철까지 마무리 되리라 생각되지만 신경 바짝 써야 할 일이다. 땅을 잘못 건드리면 심각한 폐해가 따른다는 것을 우린 불과 얼마 전에 경험했다.
추위 가면 더위 오고 가뭄끝에는 반드시 홍수를 짐작해야 한다. 들녘마다 파랗게 물감칠을 시작하는 기계소리가 들려온다. 기필코 땀흘려 풍년을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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