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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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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짜리 라면

천원짜리 라면

시장 진열대에 천원 이상의 판매가격으로 표시된 라면이 등장했다. 컵라면이 아닌 일반 봉지상품인데도 타 회사 물건보다 세배정도 비싸다. 신제품이어서 깎아 사기도 힘들다. 할인마트에서 구입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한개값으로 보통라면 다섯개를 살 수 있고 그 가격으로 주부들은 잔치국수도 몇그릇을 만들 수 있다. 물론 고품질로서 차별화시킨 해당업체의 전략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 볼 내용이 있다. 한 소비자단체에서 성분과 재료를 면밀하게 분석해 본 결과 기존상품보다 몇배씩이나 비싸야 할 근거를 뚜렷하게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약간 변화된 기술공정과 라면에 대한 지금까지의 개념을 바꿔 놓은 지적 부가가치로 고객들에게 다가선 것이 주효했다고 결론지었다.
상품의 양보다는 질이 우선이고 그보다는 이미지의 댓가가 더 앞서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것을 한가지의 예로써 실감할 수 있다.
서울올림픽이 개최되었던 12년전, 일본 어느 농촌의 수확장면을 보고 의아해 했던 적이 있다. 당시 일본은 지금의 우리처럼 모내기에서부터 수확까지 거의 전자동화가 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콤바인이 아닌 바인더로 벼를 베고 소량으로 묶어서 일일이 걸대에 얹어 자연 건조시키는 모습이 ‘빨리빨리’를 생활화하고 다수확을 위해 정신이 없는 우리에게는 기이한 현상일 수밖에 없었다. 농촌 기계화가 한창 진행되던 우리들의 실정에서 비능률적인 작업이 정상적으로 보일 리 만무했다.
한참 후에 알았지만 이미 그들은 유기농업을 통한 잔류농약 제로를 위해 애쓰고 있었고 고품질의 윤기 흐르는 쌀을 생산하기 위해 볏짚에 남아있는 양분을 최후의 순간까지 벼알에 응축시키려는 과정으로 거꾸로 매달아 자연풍에 건조하는 방법을 실천하였다.
이제 그들은 톤당 국제미가의 열배를 주고 거래하면서도 대량생산된 외국쌀이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 자국민들에게 입맛과 고품질 이미지를 완전히 정착시킨 것이다.
작금 일부 마을에서 대도시 부녀회원들을 초청해 모내기 과정부터 보여주는 배려를 보고 10년정도 뒤서서 경제대국의 선진농촌을 따라잡는 우리의 농심을 느낀다.
어차피 ‘당진쌀’이란 상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농업웅군이라면 또다시 10년 후의 위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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