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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이민선 코너

뒷북

오래 전에 술안주감으로 몇번 들어본 객담이다.
차년도 국가예산의 틀을 짜고 밑그림을 그리는 하반기가 되면 중앙의 관계부처에는 전대를 두른 각지의 담당인사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여기서 지방마다 기름치는 솜씨와 행태는 천차만별이었다는데 저 아래 어느 도에서는 도착 즉시 돈가방을 집어던지고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 그 바로 옆의 도에서는 은밀히 불러내 거절 못할 정도로 삶아놓고 안되면 큰일낸다는 협박 비슷한 간청, 또한 위쪽 어떤 도의 직원들은 착수금조로 반을 건네고 일의 진척도를 보면서 정확히 잔금 날짜를 약속했다는 것.
하지만 충청도는 주변을 맴돌면서 판이 돌아가는 모습을 끈질기게 지켜본 뒤 결과에 따라 건네기도 하고 그냥 자기 경비를 실컷 축내고 돌아와 보고자료에만 골몰하는 유형이었다는 전언이다.
그럴 때 중앙집행부 입장에서 어디에 무게를 두었는지도 모르고 또한 공공연히 기록된 얘기가 아니기에 사실여부를 논할 가치는 없지만 지방색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단면으로 생각된다.
이 지역에 뿌리 박고 살면서 본인 스스로도 뭐라고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우유부단한 건지 심사숙고의 극치인지 답답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물 건너간 뒤 배표 끊고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게 하도 많아서 이제 그러려니 만성이 된 듯 싶다.
지난주 서해대교 상판연결식을 볼 때 충분한 이유와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진대교로의 교명 정정운동은 이제 물이 아닌 다리 건너간 듯하다. 거기에다 행담도 개발, 석문공단과 턱밑까지 선을 그어놓은 대산항 문제 역시 알 품은지 오래되어 부화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은데 우리는 뒷북조차도 못치고 있다. 서둘러서 손해볼 것 없는 것을 미룬다면 바보이고 더구나 공적인 사안일 때는 일종의 근무태만이다.
비근한 예로 국고의 급부가 있는 자원봉사센터 설치를 보더라도 그렇다. 전국 수십개 시·군에서 개청해 업무를 시작했고 나머지 1백여 이상의 시·군도 시행준비를 마쳤건만 우리는 기본조례조차 만들지 못했다. 선진 당진의 위상과 속내를 알 수 없다.
말많은 공공근로자들보다 훨씬 질이 좋은 자원봉사인력을 직무유기로 사장시키면서 국고 한푼 못받고 있고 예산가치로도 수십억원을 놓치고 있다. 수천명을 유용할 때의 그들 인건비를 계산해 보자.
발빠른 곳은 벌써부터 시작해 시행착오를 통한 제자리 잡기에 여념이 없다. 돌다리를 두드리는 것도 정도가 있다. 앞서서 북을 치고 나가야 챙길 수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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