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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의 실수

이민선 코너 57

지난해의 실수

농촌경제에서는 당연히 농사가 가장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벼농사는 우리같은 해안평야지대에서 어느 작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래서 농사짓는 당사자들의 노력은 물론 관계 공직자들 역시 시기별로 쉼없이 교육과 현지 지도에 여념이 없다.
따라서 미질과 수확량이 향상되고 더불어 지역경제에 활력이 됨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작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우수한 품질로 주가가 오르던 당진쌀이 주춤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안이한 비배 및 물관리, 일기불순, 도복과 수확시기의 실기, 품질 선별관리 헛점, 쌀소비자들을 얕본 유통 프로마인드의 부족으로 반품사태로까지 이어진 우리들의 실수가 당진쌀 이미지에 한순간 불명예의 꼬리를 달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꼬리를 하루속히 떼어내고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 명예회복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실 작년의 경우 초가을까지는 사상 최대의 풍작요건을 두루 갖추었었지만 천재와 느슨한 준비 대처가 그런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 역시 못자리 이후 3개월이 지난 7월 중순까지는 작년보다 더 나은 조건을 이루었다.
하지만 요즘상태로 보면 심상치 않은 면이 적지 않다. 적정 주수 확보에 바닥 말리고 노릇노릇 키운 것까지도 좋았는데 또다시 이삭거름의 욕심이 과다하게 발동해 연일 계속되는 고온다습의 일기에 걱정거리를 만들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수잉과 출수상태에서 키가 정도 이상으로 커서 도복이 염려되고 이런 조건 속에 병충해가 곳곳에 기승할 조짐이 보인다.
이제라도 작년의 실수를 되풀이 하게 놔둘 수는 없다. 아무리 물이 가장 필요한 출수 전후기라고 하지만 욕심을 낮추어 최악의 경우를 막는 측면에서 조심스런 물관리에 적절한 단수시기 결정은 물론 반드시 한발 앞선 병충예방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벼농사에서 가지수와 이삭 벼알수를 늘려 잘 여물게 하면 풍년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도복과 병충해를 함께 다스려야 하는 종합예술의 어려움이 따른다.
욕심과 제어의 포물쌍곡선 교차점을 잘 찾을 때 풍요를 보장받는다. 이제 우리지역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기를 무시할 수 없는 단계지만 우선 농사가 풍년이어야 시장바닥에 매기가 풀린다. 직접 농사를 짓건 안짓건 간에 온군민이 다같이 애써주는 마음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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